컴퓨터가 발달하기 이전, 바빌로니아 이후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에서는 주로 주판을 이용해 숫자를 계산했다. 현재는 계산할 도구가 다양해지면서 더 이상 주판이 필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주판은 단순히 일회용 계산에만 활용하는 도구가 아니다. 주산을 통해 곱셈, 나눗셈 등 기초 수학을 빠르고 정확하게 암산할 수 있게 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시절 주판을 접하고 놀이하듯이 주산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집중력과 사고력이 좋아지게 되면 이는 곧 수학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관하여 인천 남동구에서 오뚜기주산교습소를 운영하는 김혜옥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오뚜기주산교습소의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십시오.
A. 오뚜기주산교습소는 기본적으로는 아이들에게 세상을 바꾼 100가지 발명품 중 하나인 주판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밖으로 나와 있는 뇌’라고 불리는 손가락을 사용하여 숫자를 보고 놓는 주산을 가르칩니다. 그리고 주산이 숙달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암산입니다.
암산이라 함은 숙달된 주판 연습으로 인해 머릿속에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자신만의 주판 이미지를 가지는 것입니다. 머릿속의 주판알을 올리고 내리며, 마치 주판알을 손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연산을 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지, 훈련 과정이 아이들에게는 힘들지 않을지 물어보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요, 사실 이 과정은 반복된 훈련을 통해서 누구나 가능하며, 두뇌가 발달 중인 어린아이들의 경우 오히려 성인보다 더 쉽고 재미있게 이 과정을 즐기고는 합니다. 아이들의 뇌는 모든 것을 스펀지처럼 받아들입니다.
더불어 주산 훈련을 통해 수학 연산 능력은 물론 집중력까지 개발할 수 있습니다. 초 단위로 끊이지 않고 불러주는 세 자리, 네 자리 숫자들을 놓치지 않고 듣고 연산해야 하기 때문에 암산으로만 세 자릿수 10개의 합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지 않고는 믿지 못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제가 부른 10개의 숫자를 연산은커녕 받아 적지도 못하는 분들도 계시고, 주산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10개의 수의 합을 바로바로 머릿속으로 암산하여 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면 놀라워하시더군요. 이러한 연산력과 훈련 과정에서 강화한 집중력은, 아이들이 추후 수학뿐 아니라 다른 과목을 공부할 때도 자기 효능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학업에 임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Q. 오뚜기주산교습소만의 특징을 소개해 주십시오.
A. 교육이란 단순히 아이들의 머리에 지식을 넣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 하나하나의 개성을 훼손하지 않으며 일관된 교육에서 벗어나 개인 고유의 빛이 더욱 빛나도록 성장을 돕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각 개인에게 맞는 교습법과 학습법을 선택하여 아이들이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획일화된 교육에서 벗어나 개인 맞춤형 교육을 통해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만이 자신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 자신을 이기는 것이 진정한 승리라는 것을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성취감과 자존감을 키울 수 있습니다.
Q. 귀 사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훌륭한 교사란 티쳐(teacher)를 넘어 리더(leader)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식전달 역할을 넘어, 아이가 자신의 길을 잘 걸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 교육자는 물론. 모든 어른들의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와 공부한 아이들이 자신만의 꿈을 찾아 자신의 소명을 이루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그런 마음을 가진 학생들이 많아져야 우리 사회와 국가가 건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은 늘 주어지기 마련입니다. 이것을 회피하지 않고 맞닥뜨려 넘어설 수 있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파도에 굴복하는 것이 아닌, 파도 위에서 파도타기를 하며 즐길 수 있는 아이들이 가끔은 넘어지겠지만, 그때마다 오뚝이처럼 오뚝 오뚝 일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강조하여 말해주곤 합니다. 일어서는 순간, 넘어져 있던 자신을 이긴 것이니까요. 이게 오뚜기주산의 가장 중요한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지금까지는 주산 교육이 대면 교육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저희 교습소도 마찬가지이고요. 코로나바이러스 이후로 여러 비대면 교육이 발달하였으나, 아직 주산교육은 대면 교육 중심인 것 같아요. 물론 아이들과 직접 만나 교감하며 가르치는 것이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지만, 주산을 배우고 싶어도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배우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는 시공간을 넘어 스스로 주산 공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대면과 비대면을 넘나드는 교육 환경이 여러 방면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으니, 주산 교육에도 이것을 적용하여 더 많은 아이들이 주산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A. 방과 후 수업은 아이들이 학교 수업에서 하지 못하는 다양한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좋은 취지에 기반합니다. 방과 후 프로그램 중에는 클레이, 요리와 같이 1회만으로도 아이들이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과정도 있지만, 주산과 같이 꾸준한 학습을 통해 성과를 한 단계 한 단계 올리는 나선형 교과도 있습니다. 이러한 나선형 수업 교과는 많이 접하면 접할수록 도움이 되지만 최소 주 2회 수업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 1회 수업은 그만큼 부모님과 학생이 가정에서 매일 꾸준히 해야 할 역할이 커진 것이고 그 역할 수행이 안 되면 ‘주산시켜봐야 도움이 안 되더라.’라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게 제가 직접 교습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자녀의 학습을 선택할 때는 교과과정의 특성을 고려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주산은 연습량에 비례하여 암산 실력이 느는 것이고 손가락을 사용하여 좌뇌 발달, 암산을 통해 우뇌 발달을 시키는 과목입니다. 무엇보다 집중력을 키워야 하거나 숫자 감각, 순발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주산은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일단 한 번 흥미가 생기고 나면 관심이 커지고, 그 관심은 결국 천재를 만들어주기 마련입니다. 이를 위해 꾸준한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이끌어 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입니다.
현재 일방향적이고 자극적인 디지털 문화 속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주산 교육으로 인해 줄 수 있는 이점이 너무나 큰 만큼, 주산은 옛날의 도구가 아닌 현대에 필수적인 도구이자 교육입니다. 주산 교육에 많은 관심 가져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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