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은 섬세한 현악기로써 아름다운 선율을 내기 위해서는 탄탄한 기초 교육이 반드시 요구된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동안에는 손을 사용하여 연주하고, 눈으로 악보를 읽고, 귀로 음악을 듣는 과정이 이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바이올린 교육은 아이들의 신체와 정서, 그리고 지성의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더불어 바이올린 교육은 바이올린을 연주한다는 자신감과 함께 원하는 곡을 연주했을 때의 성취감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이에 관해 서울 송파구에서 바이올린포레를 운영하는 김슬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바이올린포레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열일곱 살 때부터 수업했다. 동네 아이들 레슨, 음악학원 아르바이트, 교회 성가대에서 가르치는 일 등을 하며 교육에 흥미를 느꼈다. 많은 아이를 접하며 한 생각은 내가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것과 의외로 악기를 대충 배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었다. 바이올린을 맛보기식으로 배운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혹은 전문가에게 배워도 기본기나 자세가 부족한 경우도 있었다.
그에 반해 나는 학생과 호흡이 잘 맞고 가르치는 일이 너무 쉽고 재미있었다. 이것이 쉬우니 결과 또한 좋았다. 잘하는 것과 흥미를 느끼는 것이 일치하는 일을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이올린 전문학원을 열고 싶어 바이올린포레를 시작하게 되었다.
Q. 바이올린포레의 주 서비스 분야를 소개해 주십시오.
A. 우선, 우리는 연 2회 정기연주회를 열고 있다. 많은 학원에서도 정기연주회를 하겠지만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무대를 만들기 위해 컨셉에 맞는 무대를 기획한다는 점일 것이다. 한 주제를 정해서 연주회의 색, 분위기, 곡 선정, 드레스까지 모두 컨셉에 맞게 준비한다. 무대 위에서의 태도와 연주를 시작하기 전 자신을 소개하는 법을 알려준다. “나는 누구이고 몇 살이며, 이번에 준비한 곡은 어느 작곡가의 어떤 곡입니다.”하고 말이다. 짧지만 관객들 앞에서 자신을 소개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5세가 채 안 된 아이들부터 성인까지 학생 한 명 한 명 독주 무대를 먼저 세운다. 한 학기 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오롯이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한다. 이 연주회를 위해 더 노력하게 된다.
그리고 오케스트라 곡 선정도 아이들에게 직접 하게 한다. 여러 곡을 들려주고 투표한다. 스스로 좋아하는 곡을 골라서 연습하기 시작하면 아이들의 참가율이 높아진다. 한 학기 동안 무대에서 선보일 오케스트라 곡을 연습하고 호흡을 맞추는 과정을 아이들이 좋아한다. 아무래도 스스로 정하게 한 것이 동기부여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또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를 진행하는데, 작곡자에게 곡을 맡기고 한 명도 빠지지 않도록 곡을 구성한다. 그렇게 모두 참여하게 되니 즐거움이 배가 된다.
성인 클래스의 열기도 뜨겁다. 직장인들이 많다 보니 독주까지 준비할 시간 없을 경우 앙상블을 연주하는데, 이 앙상블 연주를 위해 모이고 연습하는 것 자체가 화합의 장이 된다. 어떤 직장인 분께서 “음악 전공도 아니고, 육아도 하고 직장도 다니느라 이럴 기회가 전혀 없었는데,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라는 말씀하셨다. 이처럼 모든 이들이 꿈꾸는 기회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 바이올린포레가 할 일인 것 같다.
또한, 다른 주 서비스 분야는 바로 온라인 레슨이다. 현재 미국, 캐나다, 국내 타 지역 등 바이올린 포레 고유의 교습법으로 온라인 레슨을 하고 있는데 악기를 온라인으로 레슨을 한다고 하여 결과가 부진하지 않고 오프라인 레슨과 마찬가지로 매우 좋은 반응들과 결과가 있다. 각국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더 많은 교습법을 창안하는 중이다.
Q.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기본기이다. 결과를 중요시하는 한국식 교육 특성상, 중요도가 결과에 치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럴수록 우리는 기초를 더욱 중시한다. 성인이 되어서 어렸을 때 다녔던 피아노 학원에서의 시간을 잊고 피아노를 못 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기본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기초공사가 튼튼하지 않으면 결국엔 무너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인성이다. 오케스트라 시간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있다 보니 고학년 학생들에게 “동생들이 부끄럽거나 어색해서 굳어있을 수 있으니 먼저 다가가서 인사해 주라고” 말한다. 결국 음악이라는 것은 내면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같이 즐기고 화합하며 일상을 나누고 감정을 나누는 게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을 익히기에 앞서 먼저 인사하고 마음을 나누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바이올린포레를 통해 아이들이 음악 수업을 좋은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방황하거나 학업에 치여 괴로울 때도 음악이 아이들을 위로해 주길 바란다. 이건 성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잘 배운 악기 하나가 아이들의 자존감이 된다. 음악은 나를 표현하는 방법의 하나기도 하다. 추억이 되고 자존감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며 음악이 평생 좋은 동반자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학생들이 밖에 나가서 박수받고 왔을 때이다. 이곳에서는 모두 다 같은 악기를 열심히 하지만 어느 정도 수업받고 연습을 하다 보면 분명 다른 곳에서도 연주할 일들이 생긴다. 평소에 장난기 많은 성격이던 제자가 학교에서 바이올린 독주를 하고 친구들에게 “너에게 이런 면이 있는 줄 몰랐어. 정말 멋지다”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 평소에 조용하던 학생이 연주하고 학교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칭찬과 박수를 받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도 기쁨을 느낀다.
얼마 전에는 교육청에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큰 행사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바이올린포레가 연주했었다. 사회자께서 참가하는 학생들 이름을 호명하시며 “귀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연주한 학생들에게 감사 인사를 표하신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아이들 한 명 한 명 바이올린을 처음 시작하던 때가 생각나며 많은 수업과 연습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그 시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오타니 쇼헤이 선수의 ‘만다라트(Mandal-Art)’ 계획표가 있다. 처음에 그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내가 어렸을 때 비슷한 방법으로 늘 메모했었기 때문이다. 목표를 설정하고 세부 사항을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하나씩 해나가는 방식이다. 나의 장점이자 단점이 생각이 너무 많다는 것인데, 자기 직전까지도 늘 생각을 하느라 때론 머리도 아프고 잠을 못 이루기도 하며 행동력도 떨어지곤 했다. 생각이 많은 사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들어봤다.
그래서 그것을 보완하고자 나의 가장 중요한 목표를 적고 그에 따른 세부 사항을 하나부터 몇백 개까지 나열한다. 카테고리를 만들고 나누어서 나열하고 수정하면서 10년 계획, 5년 계획, 1년 계획을 세우는 게 습관이 되었다. 계획이 너무 자세하다 보니 추진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중요한 것은 인생의 속도가 아닌 방향’이라고 되뇌기도 한다. 이 습관이 지금의 바이올린포레를 탄생하게 한 노하우가 아닌가 싶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세계로 뻗어나가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이다. 많은 아이와 학생들이 음악을 배우는 이유와 내가 이렇게 열성을 가지는 이유에 대해 늘 생각한다. 음악을 통해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는 것이 내 꿈이다. 그러기 위해서 나만의 교수법이 들어간 교재 창안을 고민하고 있다.
세계로 뻗어가는 바이올린포레를 꿈꾸는 나에게 다른 나라 학생들과 음악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현재 하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 등의 온라인 레슨을 시작으로 바이올린 포레 교습법이 전 세계 지역으로 뻗어 언젠가 한국 학생들과 서로 만나 같이 연주하는 날을 꿈꾸고 있다. 음악은 세계 공용어라고 생각한다. 만국의 공통어인 음악을 매개로 많은 아이에게 꿈과 희망과 기쁨을 전달하는 기업인이 되고 싶다. 더 나아가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주는 마음으로 세계 각국의 어려운 아이들과 전쟁과 기근이 든 곳에 바이올린포레가 선교지의 발판이 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꿈꾸고 있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요즘은 한 가지 직업으로 살아남기 힘든 시대라는 말을 한다. 공부를 좀 못하거나 영어 점수가 조금 모자라면 어떠한가. 이는 대체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게 중요한 역량인 시대이다. 그것이 곧 자산이 되는 것이다. 내가 음악을 전공해서 이 일을 하고 있지만, 꼭 전공이 아니더라도 음악을 삶의 중요한 요소로 삼고 살아갈 수 있다. 기획력과 창작력, 아이디어, 감정 표현이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가끔 바이올린포레를 대체 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말씀하시는 학부모들이 계신다.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는 것이 정말 멋진 일이다. 처음엔 음악이 내 인생에 이런 행복과 따스함을 가져다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여러분께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사회가 요구하는 성적이나 어떤 형식에 갇히지 않았고, 조금 더 ‘나’다운 것을 알아가고 나의 색을 드러낼 수 있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독자들도 ‘나’를 표현하는 사람이 되시길 바란다.
<저작권자 ⓒ 밸류업뉴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CEO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