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식문화가 공유되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큰 발전 가능성을 가진 시장은 단연 디저트 시장일 것이다. 디저트는 단순히 입으로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즐기고, 혀로 즐기고, 나아가 SNS 등에 기록을 남기는 경험까지 즐기는 하나의 문화생활이다.
그로 인해 디저트를 가장 많이 즐기는 이들은 새로운 것을 접하는데 거부감이 없고 남들이 아직 주목하지 않은 숨겨진 맛집을 먼저 선점하려는 젊은 층이다. 온라인을 통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평가하는데 익숙한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이 바로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관하여 울산 남구에서 르뱅쿠키 전문점 과자꾼을 운영하는 백아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Q. 과자꾼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원래 보건을 전공하고 병원에서 일했다. 전공도 그쪽이었고 전문 과정 수료 뒤 국가 고시를 치르고 자격증일 취득해 1년간 병원에서 근무도 했다. 분명 성취감 있고 누군가를 치료한다는 것 또한 너무나 보람 있는 일이었지만, 왜인지 병원에서의 생활이 너무 단조롭고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지루하게 느껴졌다. 하루하루 도태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하루는 어머니에게 이런 생활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모두 자영업을 하기에 어머니는 나만은 안정적인 일을 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자영업은 하루하루가 전쟁이라는 말을 들었다. 겁을 주려고 한 말이었지만 내게는 그 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전쟁 같다고 할 정도면 얼마나 하루하루가 색다르고 재미있을까, 부딪히고 아프며 많이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 무작정 서울로 떠났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었고 서울에서 좋아하는 카페투어를 하다가 처음 르뱅쿠키를 접하게 됐다. 평생 접해왔던 쿠키들과 전혀 다른 식감과 맛의 쿠키의 매력에 매료되어 아직 유행하지 않은 디저트를 처음으로 울산에 가져가 보자, 더 늦기 전에 남들보다 먼저 시작해보자 마음을 먹고 내려오게 되었다.
Q. 과자꾼의 주 서비스 분야에 대해 아래와 같이 소개해 주십시오.
A. 아메리칸 르뱅쿠키라는, 일반적인 쿠키보다 중량도 크고 빵과 쿠키의 중간 정도의 식감의 쿠키를 다양한 종류로 판매하고 있다.
좋은 상권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홍보에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아무래도 SNS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젊은 연령대의 여성 고객이 가장 많이 찾아주고 있다.
Q. 과자꾼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쿠키 전문점이라고 할만한 곳이 울산에서는 과자꾼이 최초이다. 그만큼 아직 생소한 디저트를 먼 곳까지 가지 않고 울산에서 맛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디저트 입맛이 굉장히 까다로운 편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맛있다고 해도 스스로 맛있다고 생각되는 것만 판매하고 있다. 호불호 없이 맛있는 디저트라고 생각한다.
쿠키는 물론 쿠키에 들어가는 라즈베리잼, 녹차, 인절미 등의 모든 재료도 수제로 만들고 있다. 모든 쿠키는 당일에 생산하고 당일에만 판매한다. 금, 토, 일요일만 영업하기 때문에 수량이 한정적이고 따라서 최상의 상태로만 판매한다. 다양한 기념일에 어울리는 세트를 구상해놓았고 대량 주문 또한 가능하기에 돌잔치, 결혼식 피로연 등의 답례품으로도 좋다.
새로운 디저트를 항시 추가하고 있으니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디저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Q. 과자꾼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기본적으로 친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떤 일을 하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디저트는 기분이 좋을 때는 맛있는 걸 먹고 싶어서, 좋지 않을 때는 기분 전환으로 행복해지려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다.
다음으로 당연하지만 맛이다. 정말 디저트를 좋아하는 편이라 여러 곳을 돌아다녀 봤지만 다른 요소를 떠나 맛있는 곳이 최고였던 것 같다. 맛없는 곳은 어떤 장점이 있던 다시 가지 않게 되더라. 그래서 오픈 전부터 사소한 것에 신경을 쓰는 것도 좋지만 맛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음식은 가리지 않지만, 디저트 입맛이 까다롭기에 다들 맛있다고 해도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으면 팔고 싶지 않다. 묵묵히 한자리에서 맛있게 열심히 하면 사람들이 언젠가 알아줄 거라는 어머니의 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
Q. 과자꾼을 운영하며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쿠키를 먹고 맛있다고 해주는 모든 고객에게 감사하지만, 사례를 꼽으라면 너무 귀여운 아기와 함께 방문해준 부부이다. 처음 들어올 때부터 두 사람 모두 너무 밝은 목소리로 맛있겠다고 해주어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는데 알고 보니 그날이 부인의 생일이라고 하더라. 기념으로 멀리까지 찾아왔다는 말에 고마워서 작은 서비스를 하나 전했는데 정말 기분 좋은 에너지를 가진 부부라 기억에 남았다. 며칠 뒤에 너무 맛있었다고, 또 가고 싶어서 꿈에까지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감사하다는 표현이 모자랄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다. 내가 만든 음식을 누군가 맛있게 먹어주는 기쁨이 어떤 것인지를 느꼈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원래 정말 게으른 편인데 이 일을 하면서는 작은 일들도 미루지 않았던 것 같다. 1인 사업장이다 보니 일을 미루면 아무도 해줄 사람이 없다는 걸 알아서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그냥 하고 치워버리자는 생각으로 바로바로 해결해나갔더니 그 작은 일들이 쌓여 큰 결과물로 돌아온 것 같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친구들에게 장난식으로 항상 9층짜리 디저트 샵을 내겠다는 말을 했었다. 큰 꿈이긴 하지만 마냥 꿈으로만 남겨두고 싶지는 않다, 9층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와 비슷해지려고 노력하고 싶다. 매장을 늘려 커피와 함께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만한 공간도 만들고 싶다. 우리 가게에 오는 것이 하루의 큰 일정이 되고 이벤트가 될 수 있게 항상 준비하고 기다릴 수 있는 장소와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싶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가게를 차리기 전까지만 해도 손님의 입장으로 누군가에게 잘 먹었다, 맛있었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 괜히 민망해서 그냥 감사합니다, 하고 나오는 게 다였는데 가게를 시작하고 나니 맛있다는 말이 그렇게 힘이 되더라. 가게에 있을 때 항상 입에 달고 다니는 말처럼, 그냥 와서 맛있게 먹어주는 자체가 감사하고 뿌듯하다.
멀리서 찾아와 쿠키를 사고 먹는 시간 모두가 아깝지 않고 더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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