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가 나날이 발전하면서 삶의 질은 점차 좋아지고 있지만, 건강에 대한 걱정도 그만큼 커지는 시대다. 미세먼지, 자외선 등 외부 환경으로 인한 자극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조금 더 아름다워지고 싶고 편해지고 싶은 사람들의 열망은 다양한 미용 제품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이러한 미용 제품들이 현대인에게 편리함과 고통을 동시에 주고 있다는 점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화장품이나 비누는 방부제 등 제품 유지를 위해 화학 물질이 들어가면서 오히려 피부에 해를 끼치기 쉽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나온 것이 수제화장품과 수제비누다. 화장품 원료를 직접 배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취향과 피부 상태 등을 반영하고 기성 화장품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그야말로 나의, 나에 의한, 나를 위한 화장품이다.
이와 관련하여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서 올아뜰리에를 운영하는 김민정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A. 부산에서 올아뜰리에를 열기 전, 대기업에서 11년가량을 근무하면서 주변의 부러움을 많이 샀다. 무인도에 가서도 살아남는다는 꼬리표가 생길 정도로 남 못지않은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일한 만큼 성과도 좋았다. 그렇게 직장생활을 하던 중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로 피부가 안 좋아졌다.
피부에 도움이 되고자 천연원료로 만든 수제 화장품과 수제 비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직접 만든 화장품을 바르니 피부가 좋아지는 것을 경험했다. 내가 직접 제대로 만들어 보면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격 자체가 도전하는 것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새로운 것에 또다시 10000 시간을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두고 부산 수영구 비누 공방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
현실은 생각과는 달리, 다양한 시련과 어려움을 겪으면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행복한 일이니 힘든 과정을 꿋꿋하게 버틸 수 있었다. 2017년에는 국가지원 정책 중 하나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신사업창업사관학교에 선정됐다. 그때 지원을 받으면서 현재까지 하나의 길을 걷고 많은 분에게 조언을 해주면서 성장해가고 있다. 과거를 생각해보면 참 행복한 시절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Q. 올아뜰리에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올아뜰리에에서는 기성 화장품에 들어 있는 화학약품을 우려하는 여성분들을 위해 다양한 천연 화장품 수업을 운영한다. 수강생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맞춤식으로 교육을 제공한다. 가족 건강과 미용을 지키는 화장품을 만들고 싶은 분께는 취미강좌를 추천한다.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한 전문자격강좌도 진행하고 있다. 주요과목으로는 수제비누, 수제화장품, 아로마테라피 등 수십 가지 코스가 있다. 비누, 캔들, 디퓨저 등은 판매도 하고 있다. 피부 건강, 선물용 등 사용 목적에 맞게 화장품이나 비누 제품을 고르실 수 있다.
Q. 다른 곳과 비교해 볼 때 올아뜰리에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전체적인 기획능력에 강점이 있다. 제품판매보다 강좌를 전문적으로 듣고자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오신다. 가정주부, 직장인, 전문직종 등 다양하다. 클래스에서 배워가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각자가 어떤 목적과 방향으로 끌고 나가고 싶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교육과정 선택과 성과 달성 등 경영관리 및 방향설정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당사 수강과정을 통해 자신의 끼와 재능을 발견하는 분도 계신다. 일상에서 지친 감정과 스트레스를 극복해 나가시는 분들도 많다. 다른 공방 수강생들과 비교해 실행력이 높은 편이다. 그렇다 보니 하고자 하는 열정과 ‘바르게 잘 하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어딘가에서 자리를 잡고 공방을 운영하고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A. 가장 중요한 건 나한테 오는 분들의 행복이다. 공방에 오는 모든 분의 걸음이 즐겁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미래가 보이고 희망이 보이는 공간이 사람들을 계속 방문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많은 것들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Q. 올아뜰리에를 운영하는 대표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가 있다면.
A. 창업의 시작이 나와 같은 분들에게 어떻게 해줘야 할지를 같이 고민했다. 그들에게 멘토 역할을 많이 해왔던 것 같다. 미래에 대해 두려움과 걱정이 앞섰던 수강생들의 모습이 기억에 선하다. 나 역시 과거 가정사 등으로 인해 고통스러웠던 경험이 있기에 안아주고 싶었다. 눈빛에 힘이 없고 어두워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친구들에게 하나하나 알려주기도 했다.
자신을 추스르며 함께 미래를 열어가자 했던 그 시절이 이제는 과거가 되었다. 지금은 그 수강생들과 만나면서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은 그들이 각자의 사업장에서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 길을 선택하길 참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은 곧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무엇보다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이 보상으로 돌아올 때가 있었다. 지난 1월, 오랜 지병 끝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힘든 시기라 수강과정도 취소하고 수강생들을 챙기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단체 주문이 들어와 그냥 주문을 취소하려고 했다. 이때 수강생들이 몰려와 작업을 다 해놓았더라. 이 광경을 보고 결국 눈물이 나왔다. 결국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나름 잘 안착할 수 있었던 건 기획, 마케팅, 정책 등 기업에서 배웠던 각종 경영관리 업무들 덕분이다. 무엇보다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해주는 창업 인큐베이팅 과정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해본 연습들이 사업안정에 발판이 됐다.
Q. 올아뜰리에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지금 미용, 공예예술 DIY 시장이 난립되어 있는 상태다. 코로나19로 먹고살기는 더 힘들어졌고, 일자리가 없어 창업과 강사를 하려는 여성들로 넘쳐난다. 당연히 보기 좋고 미래도 있어 보이는 직업이지만 이미 그 필요 수요를 넘어선 지 오래다. 하지만 이런 시장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성장하며 도전하는 분들이 있다. 이를 두고 ‘작지만 강한 움직임’이라고 표현한다. 경력단절, 이직 고민, 전업주부 등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최고의 성과를 만들고픈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다.
이분들께 했던 말을 지켜주기 위해 더욱 현실감 높은 강좌를 준비할 예정이다. 과거 대기업 기획팀부터 정책, 정산, 영업 등의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공방창업을 위한 원스톱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 내년에 상권분석, 매장 구하기, 인테리어 콘셉트 설정, 제조업 등록, 4대 기준서 등 내용을 담아 ‘원스톱 공방창업 프로세스’를 운영하려 한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시작부터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일벌레이던 나조차 공방을 창업하는 것은 정말 힘들었다. 사업을 하면서 더 크게 느낀 점이지만, 세상일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엄청난 노력과 고생으로 매출이 올라간 것 같은데, 다른 쪽에서 문제가 터져서 남는 것이 없기도 했다. 내 것, 내 사람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다 내 것이 아닌 상황도 경험해봤다. 그래서 더욱 서두르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그냥 꾸준히 노력하는 게 최선이다.
두 번째는 세상과 사람에게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다. 너무 오랜 시간 자신과 싸움에 집중하다 보면 세상과 사람이 저 멀리 떠나가기 때문이다. 그러면 정말 힘든 상황이 벌어진다. 그러니 항상 듣는 연습을 하시기 바란다. 세 번째는 꼭 실전경험을 쌓으라는 것이다. 언뜻 볼 때는 하면 될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에 다가서면 어려움과 모르는 것이 폭탄처럼 터져 나온다. 그게 반복되면 사업이 싫어질 수도 있다.
TV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집에서 이효리가 한 말이 있다. 민박하던 20대 여성이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자, 이효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라고 했다. 나도 이 말에 동감이다.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을 꼭 해보길 바란다. 해보지 않으면 계속 생각나서 다른 것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빨리 도전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접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혹시 창업하고 싶으시다면 하고 싶은 것과 함께 세상이 원하는 것도 고민해 보시면 좋겠다. 나아가 꼭 돈을 생각하시길 바란다. 돈은 사업에서 피와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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