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향기를 추구하는 동물이다. 샴푸, 향수, 향초, 디퓨저 등 신체에 직접 향기를 더하거나 공간에 향이 퍼지게끔 하는 방식으로 늘 향을 곁에 두곤 한다. 이처럼 인간이 추구하는 향기의 시작은 사실상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생화에서 느껴지는 풍부한 향을 일상에서도 느끼기 위해 유사한 향을 인위적으로 재현한 셈이다.
그러나 아무리 이러한 제품이 발달해도 생화의 향기를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 싱그러운 생화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향기 제품이 쏟아져나와도 사람들이 여전히 꽃을 찾고 선물하며 공간에 생화를 두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꽃이 주는 생명력은 그 공간 자체를 생동감 있게 만들곤 한다.
이에 관하여 인천 부평에서 보플레르를 운영하는 신수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A.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서 “내가 해서 기쁘고 보람되며 사람들에게 그 가치를 인정받는 일,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보플레르를 열기 전, 아이들을 좋아해서 보육교사 일을 7년 좀 넘게 해왔다. 일하면서 몸도 많이 상했고, 아이를 대상으로 영업을 해야 하는 환경에 회의감도 많이 들어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돌이켜보니 아이들과 있을 때도 항상 뭔가 만들고 꾸미는 걸 좋아했다. 엄마가 그런 나의 성향을 아시고 꽃집을 하면 좋겠다던 말씀이 생각났다. 호기심으로 일단 배우기 시작했는데, 우연히 방문한 플라워카페에서 좋은 은사님을 만나게 되었다. 무턱대고 들어간 나에게 그분이 꽃에 관한 지식을 많이 알려주셨다. 꽃 작업 자체도 생각보다 나랑 잘 맞았고 본격적으로 화훼장식기능사를 준비하면서 기초를 잡게 되었다. 그렇게 보플레르를 시작하게 되었다.
Q. 보플레르의 주 서비스 분야에 대해 아래와 같이 소개해 주십시오.
A. 보플레르에서는 꽃 상품을 판매와 클래스 운영을 동시에 하고 있다. 꽃 상품은 주로 데이트나 기념일을 준비하는 남자분이나 부모님 생신, 개업, 승진 등을 축하하는 분이 찾으신다. 요즘은 자기 자신을 위해 선물하는 꽃다발도 잘 나가는 편이다. 직접 꽃을 만지며 휴식을 취하고 싶은 분들은 클래스를 수강하는 것을 추천해 드린다. 지금은 원데이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다른 꽃집과 비교해 저렴하게 배울 수 있다. 처음 꽃을 접하는 분들을 위한 미니클래스도 운영 중이다.
꽃 상품은 최대한 주문 그대로 다 해드리고 있다. 꽃다발, 용돈 다발, 플라워박스, 드라이플라워 등이 대표적이다. 다발 형태는 바구니로 변경할 수 있고 플라워박스도 용돈박스로 제작할 수 있다. 이 밖에 납골당용 미니 드라이플라워, 센터피스, 화병꽂이, 리스 등도 판매하고 있다.
보플레르 인스타그램을 보고 오신 분들은 그대로 주문 해주시는 경우가 많다. 특별히 원하는 색감이나 꽃이 있으시면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드리고 있다. 특별한 선호 없이 막막해하시면 인스타그램을 보고 참고할 수 있도록 안내해드리거나 보플레르 스타일로 안내해드린다. 꽃 상품을 주문하실 때는 예약을 해주셨을 때가 더 좋은 상품으로 드릴 수 있다. 미리 넉넉한 시간을 갖고 만들 때 더 예쁘게 잘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Q. 여타 유사 업종과 비교해 볼 때 보플레르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보플레르에서는 중저가의 꽃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요즘 인터넷을 보면 예쁘고 고급스러운 꽃집이 많이 보인다. 그러나 비용이 커질수록 손님들이 부담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가의 수입 꽃을 사용해 프리미엄을 붙이기보다는 중저가의 꽃을 쓰더라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추구한다. 특히 색감을 보는 눈이 있다 보니 굳이 멀리 있는 꽃 도매상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좋은 색의 꽃을 골라올 수 있다. 이렇게 안목을 발휘해 합리적인 가격으로도 한층 생동감 있는 꽃 상품을 만드는 편이다.
꽃을 관리하는 방법에서도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플라워샵은 꽃 냉장고를 이용해 꽃의 신선도 유지한다. 반변 보플레르에서는 냉장고를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여름에는 냉장고에 꽃을 보관하게 되면 실내외 온도 차이 때문에 꽃이 더 빨리 상하기 때문이다. 내가 좀 더 번거롭더라도 꽃 냉장고를 사용하지 않고 실내온도를 직접 조절해 꽃 관리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
A. 주말에 어떤 남자분이 꽃다발을 주문하신 적이 있다. 여자친구 드리시는 거냐고 여쭤보니 형수님 소개로 두 번째 만나러 가는 길에 꽃집이 보여서 들어왔다고 하셨다. 사실 두 번째 만남에서는 상대방의 취향이나 성향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고객분의 동의를 구하고 내가 좋아하는 보랏빛으로 꽃다발 만들어 드렸다.
얼마 후에 그분이 또 오셨더라. 그 꽃다발을 받은 여자분이 ‘보라색 좋아하는 걸 어떻게 알았냐’면서 너무 좋아하셨다고 한다. 그 날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교제하기로 했다며 너무 감사하다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들으며 정말 뿌듯했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일단 겪어보면, 안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 꽃을 배울 당시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일을 배우고 싶었지만, 꽃집 대부분이 20대 중후반까지 아르바이트생 나이를 제한하더라. 그래서 솔직히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오기가 생긴 것도 있다. 꽃 선생님도 ‘너는 그냥 하면 잘 할 것 같다’라고 하셔서 용기를 가지고 시작했다. 그렇게 부딪히면서 배우고, 수정하고, 내 스타일을 만들어 갔다. 아직도 수정 중이고, 배우는 중이다.
Q. 보플레르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모두가 편하게 다녀갈 수 있는 동네 꽃집이 되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꽃, 나비, 나무, 태양, 동물 등 자연물들을 어릴 때부터 접한다. 그런데 막상 보거나 만지거나 할 수 있는 곳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혹은 아장아장 걷는 아기들이 “꽃!” 하면서 보플레르 앞에 멈춰 서면 편하게 구경하시라고 말씀드린다. 구경하는 데는 아무 비용도 필요 없기 때문이다. 좀 더 성장하면 플라워 카페로 만들어서 잠시 쉬어가실 수 있는 공간도 만드는 것이 바람이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부평으로 이사 온 지 이제 8개월 지나간다. 그동안 그래도 꾸준히 찾아주시는 단골도 몇 분씩 생긴 것이 너무 신기하고 감사드린다. 꽃을 전문적인 기관에서 전공 하거나 오래 공부한 건 아니지만, 아는 것들은 좀 나누고 싶은 마음이 크다. 꽃이나 식물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거나, 구하고 싶은 거 있으실 때 편하게 물어보시길 바란다. 그냥 구경하러 오셔도 좋다. 한 송이 두 송이 사 가시면 더 좋다. 이렇게 관심 가져주시고, 필요할 때 되면 찾아와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앞으로도 예쁜 꽃, 예쁜 선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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