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지각, 인지, 운동, 언어 등 발달영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발달장애라고 한다. 이러한 발달장애는 여타 다른 질병과는 차이가 있다. ‘발달장애가 낫는다’와 같은 표현을 사용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약물 등을 이용해 이를 억지로 치료하려 하는 것은 오히려 발달장애 아동에게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다른 아이들보다는 느리지만, 발달장애 아동도 매일 성장한다. 적절한 환경에서 치료와 교육을 받으면 크게 발달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따라서 발달장애를 장애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아동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특성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나아가 아동이 잘하는 부분을 토대로 할 수 있는 것을 늘려가면서 부모와 함께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관하여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서 나빛아동청소년발달센터를 운영하는 오진이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A. 여러 곳에서 임상을 경험 했지만, 나의 뜻이 담긴 센터를 세우고 싶었다.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질 좋은 치료를 받고, 이를 위해 선생님들의 자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앞으로도 선생님들이 아이에게 최고의 재활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고 싶다. 역량 강화나 교육적 지원, 또는 복지로 말이다.
Q. 나빛아동청소년발달센터의 주 서비스 분야에 대해 아래와 같이 소개해 주십시오.
A. 지적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 청각장애, 조음장애, 유창성 장애, ADHD로 인한 언어적 어려움을 보이는 사람들이 주 상담 대상이다. 말이 늦는 아이, 경계선 지능을 지녔거나 적절한 발달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아이·성인 모두가 대상이 된다. 심리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내담자도 대상이다. 스스로 심리적인 어려움을 자각하고 있거나, 보호자의 판단하에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되는 청소년도 상담의 대상이 된다.
내담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언어, 인지학습, 미술, 놀이, 심리치료 및 상담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청능 재활, 사회성 그룹, 부모교육, 아동 문학가와 함께 하는 동시동화교실을 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이다. 이 중 사회성 그룹과 동시동화교실을 제외하고는 모두 개별화된 프로그램이다. 아이의 기질과 성향, 수준과 특성을 파악해 개개인에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 예로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놀면서 진행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나이와 언어 수준에 맞게 자극을 주는 것이다. 부모교육은 아이들 교육보다 더 중요하다. 아동의 언어적 또는 심리적 발달을 돕는 바른 방법을 알려주고 지지적인 가정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게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성 그룹은 또래와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 사회성, 화용 능력에 어려움이 아이를 모아서 활동하는 프로그램이다.
Q. 여타 유사 업종과 비교해 나빛아동청소년발달센터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선생님들과 사례 회의를 자주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아이를 위해 여러 선생님이 함께 고민해주시고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그만큼 우리 선생님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관련 연수나 교육을 빠짐없이 참가하고, 사례에 따라 꾸준히 논문을 찾아보곤 하신다. 매일 비어있는 시간에는 교구를 만드신다. 아이를 위해 꾸준히 공부하시는 모습을 보면 나도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기관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아이를 너무 좋아해 아이들의 마음을 잘 얻어내신다. 선생님들을 대하는 아이들의 눈만 봐도 알 수 있다. 아이들의 눈은 진실되기 때문이다.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지, 좋아하지 않는지 단번에 알고 느낀다. 또, 사랑받는 아이는 그 상대에게 마음을 곧잘 내어준다. “00선생님~”하며 뛰어들어오는 아이들, 매일 센터에 가자고 졸라댄다는 아이들만 봐도 선생님들과 교감이 잘 이루어진다고 느낀다. 선생님들의 꾸준한 노력 덕에 센터에 오는 아이들의 진전속도가 빠르다. 당연히 부모님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나빛아동청소년발달센터에서는 사회성 그룹 프로그램이 특화되어 있다. 그룹수업 프로그램 또한 아이들의 나이와 개인별 수준, 특성을 고려한다. 최소 10회기, 최대 20회기로 프로그램 계획 후 진행한다.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대기자 중 적절한 대상자들을 직접 초기상담 후 선별한다. 이와 함께 매월 선생님들께서 책을 선정해 읽고 있다. 그중 양육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골라 대기실에 비치해둔다. 아이들이 수업하는 동안 보호자 분들도 틈틈이 보시고 더 많은 정보를 얻어가실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A. ‘아이들 스스로 찾는 센터가 되자’라는 것이 이곳만의 경영철학이다. 돈을 벌기 위한 곳이 아니라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는 곳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싶다. 그런 점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도 직원의 눈빛을 본다.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기 위해서다. 전문적으로 아주 탁월한 사람보다는 아이들 사랑하는 사람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재활을 받을 수 있도록 부족한 역량은 그 후에 강화하면 되는 법이다.
Q. 나빛아동청소년발달센터를 운영하는 대표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사실 나빛아동청소년발달센터는 바우처 사용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내담자분이 바우처가 있더라도 이곳에서 사용할 수 없다. 그런데도 나를 믿고 내원해주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너무 감사하다. 또 멀리서 오시기 때문에 이동시간만 해도 오래 걸리는데 동생까지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해주시는 걸 보면 가슴이 뭉클하다. 그럴 때면 ‘참 열심히 해야겠다.’, 그리고 ‘잘 해내고 있구나’라고 생각한다.
진전평가를 진행한 후에도 보람이 크다. 진전평가를 진행하면 아이들 대부분이 이전과 큰 차이를 보인다. 처음 센터에 왔을 때 ‘예’, ‘아니오’로만 대답하거나 간단한 사물 명칭 정도만 이야기하던 아이가 이제는 일상대화를 주고받기도 한다. 그럴 때면 부모님도 만족하시고 나도 보람을 느낀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오래전부터 이어진 꾸준한 준비가 노하우라고 생각한다. 학부 때부터 내가 운영하는 발달센터를 꿈꿔 왔다. 학교를 졸업하고 타 센터에서 7년 정도 배우고 내 센터를 하자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했다. 학부를 마치고 대학원에 진학하고, 타 센터에서 일하면서 센터마다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할지를 꼼꼼하게 기록해 두기도 했다. 이런 점이 쌓여서 지금의 나빛아동청소년발달센터를 만들 수 있었다.
Q. 나빛아동청소년발달센터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우선, 나빛아동청소년발달센터가 바우처기관으로 선정되어 더 많은 아이가 방문할 수 있는 기관이 되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동시동화교실을 시작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커뮤니티, 문화공간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대학교 임상 슈퍼바이저로 나가고 있는데 차후에 현역에 계신 선생님께도 슈퍼비전을 해줄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우리 아이에 대해 조금 느긋했으면 좋겠다. 물론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은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표현은 못 해도 부모가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 다 알아챈다. 부모님이 흔들리지 않고 당당해져야 아이들도 잘 따라온다. 성장 발달 속도는 아이마다 그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부모부터 인정해야 한다. 힘들겠지만 기다려주면 좋겠다. 모든 것에는 시간이 쌓여야 한다. 그리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움을 받으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전문가와 아이와 부모가 함께 하나 된 마음으로 잘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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