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의 매력은 ‘시간’이다. 시간이 지나고 낡을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다른 재료들과 달리 오히려 색이 바래고 주름이 생길수록 멋을 더해가기 때문이다. 더욱이 가죽은 같은 재질이라도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느낌과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만큼 사용자와 함께 늙어가며 닮아가는 매력이 있다.
그런 점에서 가죽공예는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예술적인 가치를 만드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취향에 맞는 가죽을 고르고 디자인을 고민해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드는 과정에서 세상에 하나뿐인 자기만의 브랜드를 가질 수 있다. 가죽 가방을 위해 백화점 명품관이 아닌 공방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 강남 대치동에서 도펠몬트를 운영하는 황현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A. 재능 있는 대한민국 주부들이 살림과 육아로 인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대치동이라는 학구열 높은 곳에서 아들 셋을 키우느라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던 주부이자 엄마였다. 프랑스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15년 넘게 집에 작업실을 두고 가죽 공예를 하는 사촌 동생과 가죽을 작업을 함께 한 지도 어느덧 5년이 지났다. 어려서 마주 앉아 종이 인형을 자르며 놀던 사이였는데 이젠 마주 앉아 가죽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사실이 신기하고 보통 인연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와 동생의 아이들은 이제 많이 커서 어느덧 엄마의 관심이 오히려 부담스러워지는 나이들이 되었다. 가죽 작업량은 많아져서 더는 집 안에서의 작업이 불가능해지자 코로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세상 밖으로 나가보자는 당찬 도전을 하게 되었다.
Q. 도펠몬트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현재로는 30~50대가 대부분이다. 클래스는 20대분들도 찾으시지만, 제품 구매는 40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원데이클래스는 1:1 수업부터 최대 5명 수업으로 이루어진다. 가죽 제품은 고객님이 원하시는 디자인을 맞춤 가죽과 장식으로 제작해드리고 있다.
Q. 여타 유사 업종과 비교해 볼 때 도펠몬트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100% 맞춤 제작 상품으로, 디자이너와 충분히 상의 후 고객님이 원하시는 디자인에 맞추어드린다. 소가죽, 염소 가죽, 뱀피, 악어가죽, 도마뱀 가죽, 타조 가죽, 송치, 물범 가죽 등 여러 가지 가죽과 색상을 선택하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도펠몬트 디자이너 디아나문만의 독특한 소재와 디자인의 핸드백을 만나보실 수 있다.
A. 기성 제품에서는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을 찾을 수 없어서 고민이셨던 고객님들,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개성 있는 제품을 가지고 다니고 싶으셨던 고객님들을 만족시켜 드리고자 하는 게 우선이다. 수업만 진행되는 가죽 공방 개념이 아닌 여러 가지 가죽 제품을 만나볼 수 있고, 다양한 액세서리와 패션 잡화도 구매 가능한 편집샵으로의 기능을 하고자 한다. 한 번도 안 찾으신 분들은 있어도 한 번만 찾으시는 분들은 없도록 하자는 게 목표다.
Q. 도펠몬트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우리 제품을 가지고 다니시며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친한 친구분과 같이 오셔서 똑같은 핸드백을 주문하시고 서로 좋아하시는 모습을 볼 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원데이클래스에서 가죽 제품을 정성스레 제작해 가실 때 행복하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함께 5년여간 가죽 작업을 해 온 디자이너와의 호흡, 그리고 입점한 쥬얼리와 패션 잡화를 담당하시는 분들과도 오랜 인연으로 호흡이 잘 맞는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어서 도펠몬트의 다양성이 유지될 수 있는 것 같다.
Q. 도펠몬트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도펠몬트 디자이너의 더 많은 아이디어 상품을 출시하고 더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님들이 찾으실 수 있는 가죽 디자이너 편집샵이 되었으면 한다. 아무래도 독특하고 특별한 상품들을 찾으시는 고객님들이 많기 때문에 아이디어 생산을 멈춰선 안된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모두가 어려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 시대다. 힘들지만 힘을 내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너무 위축되지 말고 본인의 자리에서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그 일을 해나가시면 언젠가는 나처럼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올 것이다.
날아갈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새장 속 새는 새장의 문이 활짝 열렸을 때 세상 밖으로 날아갈 수 없다. 이처럼 준비되지 않으면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다. 본인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마시고 언제든 기회가 오면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준비해 놓으셨으면 한다.
<저작권자 ⓒ 밸류업뉴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CEO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