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취미생활로 가볍게 접할 수 있는 원데이클래스를 운영하는 공방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술, 음악, 도예, 제과, 가죽, 원예, 글씨, 라탄, 캔들 등 정말 많은 분야의 공방들이 존재하는데, 이 중 도예, 가죽, 라탄, 캔들 등의 공방들은 실생활에 쓰일 수 있는 소품들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데에 또 다른 장점이 있다. 이에 관하여 안양 동안구 호계동에서 흙이랑놀자를 운영하고 있는 노지윤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A. 대학 때 도예를 전공했다. 도자기 작업이 너무 재미있어서 졸업 후에 대학원을 진학했다. 대학원 졸업 후 공방을 차렸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아서 오래 운영하지 못하고 영업을 중단했다. 그리고 문화센터나 유치원, 학교에서 수업만 해왔는데 해가 지날수록 작업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제대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시작은 그런 마음이었고 오픈 준비하면서는 도자기의 다양한 작품을 보여주는 것,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공방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Q. 흙이랑놀자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흙이랑놀자의 주요 연령층은 5세부터 열정 있는 어르신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한다. 공방에서는 정규반과 원데이클래스반을 운영하고 있는데. 정규반은 월 4회 기준이며 어린이반과 성인반으로 진행되고 각각 시간과 커리큘럼이 다르다. 원데이클래스는 하루 힐링하러 오시는 분들을 위한 수업으로 친구들끼리, 연인끼리, 그리고 부부가 오시기도 하고 혼자 오시는 분도 꽤 있다.
원데이 클래스는 공방에 있는 샘플을 참고로 자유롭게 만들어 볼 수 있다. 또 어떤 분들은 만들고 싶은 걸 직접 검색해서 찾아오시기도 하는데 많이 어렵지 않은 작품이라면 내가 기술적인 부분을 도와드리면서 같이 작업을 진행한다.
정규 어린이반은 월 4회를 기준으로 1,2회는 가마에 굽는 작품으로 생활용기와 인테리어 소품을 주로 만들고, 3회는 다른 재료와 섞어서 만드는 오브제 작품인데 물감으로 색칠도 하고 나뭇가지도 꽂고 하는 미술놀이이다. 마지막 4회는 아이들이 같이 작업하는 협동작품 수업으로 이루어진다. 협동작품은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어하는 수업인데 기찻길을 같이 만들어보거나 우리 동네 지도를 흙으로 크게 표현해보거나 산타마을을 꾸미거나 하는 흙놀이다.
정규 성인반은 기초 6회, 중급 10회, 고급반으로 진행된다. 기초 단계에서는 흙에 대한 이해와 도자기 기법에 대한 기초를 다룬다. 중급 과정에서는 기초단계에서 배운 기법을 토대로 좀 더 어려운 형태의 작품을 제작한다. 초급과 중급 과정은 샘플을 바탕으로 보고 따라하는 수업이라면 고급과정에서는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원하는 형태를 자유롭게 만들어 볼 수 있다. 물론 창작이 어려운 분들을 위한 샘플도 있다. 도자기는 건축 기술을 배우는 것처럼 기본적인 기법들을 배워야 하기 때문에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시길 권한다.
Q. 여타 유사 업종과 비교해 볼 때, 흙이랑놀자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우리 공방은 다양한 도자기를 접해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일 것 같다. 주변 공방을 보면 석고에 찍어 만드는 그릇 위주의 수업이거나, 초벌 기물 위에 그림 그리는 핸드페인팅 위주이거나. 물레를 이용한 그릇 만들기 위주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도자기는 물레를 이용한 그릇 만들기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도자기 제작 기법에는 코일링작업, 판작업, 속파기, 석고작업 등의 다양한 방법이 있어서 만들 수 있는 형태도 다양하다. 유약 시유에 있어서도 이중시유, 라텍스를 이용한 시유방법 등 색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흙이랑놀자’는 흙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여러 분야에 대해 경험할 수 있게 해드리고 있다. 그릇만들기, 인테리어 소품제작, 악세사리 만들기 등 수업도 다양하게 접해 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다양한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도자기를 그릇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생각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아이들 수업의 경우도 단순 흙놀이가 아니라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을 대화를 통해 간단하게 학습한 후 작업에 들어감으로써 사고 확장의 도구로써 흙놀이가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우리동네 지도그리기’ 라는 주제로 수업이 이루어질 경우 지도에 대한 개념을 학습하고 지도 그리는 순서를 익힌 후 종이에 지도를 그려보고 본격적인 흙놀이에 들어간다.
A. 일단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깊이 배우든 혹은 하루의 힐링이든 어차피 취미생활이다. 재미있게 배우기 위해선 다양한 프로그램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 그 다음으로 힐링 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좋은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마음의 치유가 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늘 봉사하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거기에 욕심을 더하면 도자기 공방을 그릇 공장쯤으로 오해하는 시선들에 대해 다양한 도자기 문화를 알리고 싶다.
Q. 흙이랑놀자를 운영하는 대표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많다. 지나가시는 분들이 전시된 작품을 꼼꼼히 살피시고 예쁘다고 해주시는 것은 작가로서 큰 보람이다. 수업을 진행하면서도 보람을 많이 느낀다. 처음에 엄마 따라 등록하러 와서 엄마 뒤에 숨던 아이가 수업 한두번 진행한 뒤로는 엄마는 쳐다보지도 않고 얼른 작품을 만들고 싶어 앉아있는 모습도 뿌듯하다.
또 한 번은 학원에 다니기 싫어하는 아이라고 어머님이 걱정하면서 이런 거라도 취미를 붙이면 좋겠다고 데리고 오셨는데 지금은 도자기 만드는 시간이 재미있어서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고 아쉬워한다. 아이들 수업의 경우 특히 협동작품 할 때 보람을 느끼는데 처음에는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 막막해하던 아이들이 수업을 진행하면서 수업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재미있게 꾸미는 걸 보면 보람을 느꼈다.
가장 최근에 했던 수업이 할로윈 성 만들기였는데, 성을 꾸미는 그룹, 마녀의 방을 꾸미는 그룹, 할로윈 파티를 위주로 꾸미는 그룹 등 아이들 덕분에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었는데 사고의 확장이 일어나는 수업을 하고 나면 아이들 인생에 도움을 준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수업 오시는 어르신 한 분은 여기 오시기 전에 공방을 세 군데 정도 다니신 분이 계셨는데 여기는 할 게 많아서 너무 재미있어서 좋다고 작업 의욕이 생기신다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좋았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내가 살아오면서 느꼈던 점들이 모두 노하우다. 작품 활동 했던 경험, 대학 때 좋은 교수님들께 받았던 수업, 내가 수업하면서 겪은 일들, 재미있게 읽었던 동화책, 여행하면서 경험했던 것들 등 뭐든 나의 경험이 나의 노하우고 프로그램을 고민하는 데 바탕이 된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표현하고 만드는 것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는 것이 노하우가 아닐까한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좋은 작업을 많이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목표다. 수업을 해 본 경험에 비춰봤을 때, 좋은 프로그램이 바탕이 되면 수업 내용도 알차고 좋았기 때문에 좋은 프로그램 만드는 데 더 신경 쓰고 싶다. 아이들 수업의 경우는 만들기 수업 프로그램에 대한 나름의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책으로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성인반의 경우는 자격증반을 만들어 더 깊이 있는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목표가 있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공방에 여러번 문의를 하고도 다녀볼까, 내 아이를 보내볼까, 고민을 길게 하시는 분들이 있다. 이 기사를 접하고 한번 배워보고 싶은 생각이 드셨다면 일단 용기내서 시작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저작권자 ⓒ 밸류업뉴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CEO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