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개인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을 두고 ‘인생 머리’라고 한다. 이러한 인생 머리는 개인의 생김새나 모질 등에 따라 제각각이다. 그렇다 보니 한 번의 시술만으로 자신의 인생 머리를 찾기란 매우 어렵다. 또한, 같은 헤어스타일이라 하더라도 디자이너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게 연출되기도 한다.
설령 미용실에서 만족스러운 헤어스타일을 찾더라도 이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시술을 받은 다음 날 스스로 손질할 때면 처음 받았던 그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디자이너의 실력은 바로 이런 부분에서 드러난다. 시술 직후뿐 아니라 개인이 직접 손질을 할 때도 어렵지 않게 관리하고 유사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남양주 금곡동에서 살롱 드 로웰을 운영하는 박선영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A. 사람이 살다 보면 벼락을 맞은 듯 ‘아, 이건 해야겠다’라고 마음속에서 울리는 선명한 감각을 느낄 때가 있다. 학창시절 외모에 관심을 가지고 한참 꾸미기 바쁜 여학우들 사이에서도 꾸미기에 그다지 관심이 없던 내가 누군가를 아름답게 꾸며주는 일을 택하던 날이 그러했다. 흔히들 그렇듯 어느 한 매장에 소속되어 열심히 일하던 내가 이제 창업을 해야겠다고 느낀 순간 역시 그러하였다.
내 삶에서 가장 큰 가치는 나의 행복이고, 그런 내가 일할 때 행복을 느끼는 것이 미용이었다. 사람들에게 작은 행복을 전할 수 있는 일 역시 미용이었다. 나에게 행복의 가치가 큰 만큼 누군가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전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보람 있고 행복한 일이 있을까 싶다.
학생은 학생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일상이라는 굴레에서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다 보면 삶이 무료해지고 지친다. 그 속에서 작지만, 변화를 줄 수 있고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일은 바로 헤어스타일의 변화이다. 우울한 날 함께 수다 떨며 기분을 환기하고 묵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변신을 시도했을 때 그 순간은 일상의 선물이 된다. 이런 순간을 선사하며 고객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헤어 디자이너가 되었다.
그 전까지는 대형매장에서 근무하며 그곳에서 많이 배우며 성장하였다. 하지만 대형매장일수록 잡혀있는 시스템의 굴레에서 압박감을 느꼈다. 게다가 매출에 대한 부담과 함께 결국 스스로 여유가 부족해졌고 어느 순간 일하는 것이 즐겁지 않았다. 그것이 고객들을 응대하면서도 감춰지지 않는다고 느꼈고, 그때 나 역시 이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여겼다.
초심으로 돌아가 나와 고객 모두가 소소한 행복을 얻는,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시스템 속 타의가 아닌 내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나만의 매장을 만들고자 살롱 드 로웰을 창업하게 되었다.
Q. 살롱드로웰의 주 서비스 분야에 대해 아래와 같이 소개해 주십시오.
A. 살롱 드 로웰의 주서비스 분야는 염색과 커트이다. 컬러리스트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모발의 베이스에 맞춰 조색하여 컬러 시술을 진행함으로 염색시술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고객들에게 입소문 타고 소개로 가장 많이 찾아오는 시술은 펌시술이다.
Q. 여타 유사 업종과 비교해 볼 때의 살롱드로웰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살롱 드 로웰의 가장 큰 특징은 소통을 통해 고객에게 어울리는 맞춤형 헤어 디자인을 찾아주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의 지문이 제각각 다르듯 두상도 모질도 이목구비도 얼굴형도, 심지어 피부톤 마저도 모두 다양하다. 살롱 드 로웰은 획일화하지 않고 고객 각자의 개성에 맞춰 ‘인생 머리’를 찾아주기 위해 소통한다. 인생 머리란 단순히 어울리는 컬러와 머리 모양을 뜻하기도 하지만, 고객이 집에서도 손쉽게 손질할 수 있고 혼자 손질해도 예쁜 머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스타일 컨설팅을 공부하고 연구한다.
예를 들어 얼굴에 홍조나 트러블로 붉은 기가 많은 고객이 피부톤을 고려하지 않고 붉은 계열로 염색하게 된다면 얼굴의 붉은 기를 더욱 강조시키게 된다. 따라서 그런 얼굴의 붉은 기를 중화해줄 수 있는 보색으로 컬러 작업을 해야 한다. 반대로 안색이 창백한 고객님의 경우 활기가 도는 컬러로 작업해야 안색이 밝아 보이고 젊어 보인다. 얼굴형도 긴 얼굴의 고객님께서 무작정 긴 생머리 스타일을 고집한다면 본인의 얼굴을 더 길어 보이게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기장을 유지하고 싶더라도 레이어드 커트와 사이드뱅을 연출하여 옆 볼륨감을 살려주어 얼굴형을 보완해야 한다. 생활습관의 경우 평소에 머리를 거의 말리지 않는 고객님의 경우 단순히 시술 단가를 올리기 위한 열펌이 아닌, 습관을 고치실 수 없다면 그 습관에 맞추어 일반펌으로 시술을 해야 한다. 말려주어야 자연스러운 컬이 형성되는 열펌의 경우 위 습관을 지닌 고객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물론 고객의 모질에 따라 일반펌이 열펌보다 좀 더 인위적이거나 부스스할 수 있는 점을 충분히 인지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앞으로 습관을 고쳐나갈 것인지, 아니면 현재 본인의 생활 방식에 맞춘 헤어 디자인을 할 것인지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밖에도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고객이 집에 가서도 만족할 수 있는 인생 머리를 찾을 수 있다.
A. 가장 우선으로 보는 것은 고객과의 소통, 그리고 변화를 통한 일상 속 행복이다. 소통을 위해선 매 순간 진심으로 다가서야 하며 진심은 대부분 고객에게 닿는다. 그 진심이 닿을 때 어떤 고객은 남에게 털어놓지 못하던 마음의 짐을 털어놓기도 하며, 어떤 고객은 남몰래 감추고 있던 변화 욕구를 드러낸다. 나로 인해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변화를 줄 수 있고 그것이 고객에게 작은 행복의 시발점이 된다면 그것이 주는 보람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 이런 행복과 진심 어린 소통의 선순환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것이 살롱 드 로웰의 가장 큰 가치일 것이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보람을 느낀 순간은 역시 타 지역에서 창업하며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원래 있던 지역에서 떠나왔는데, 예상보다 많은 고객님들이 남양주까지 찾아와 주신 때다. 주위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미용실인데 나를 믿고 먼 거리를 찾아와 방문해주시는 것이 어찌 감동적이던지 아직도 고객님들에게 선물 받은 화분을 보면 가슴이 울렁거린다.
또한, 신랑 신부 고객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전에 일하던 매장에서는 웨딩 헤어도 진행했는데, 누군가의 인생에 어쩌면 단 한 번뿐인 순간. 그 소중한 순간에 내가 함께한다는 건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평생 사진에 남을 아름다운 하루에 내 손길이 닿아 있다는 것 또한 큰 영광이라 생각한다. 의례 하는 인사치레가 아닌 “덕분에 너무 만족스러웠고 행복했다”라는 진심 어린 감사에 큰 보람을 느꼈고 더욱 책임감 있게 일했던 것 같다. 나에게는 단순한 일과더라도 누군가에게는 다시없을 평생의 추억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또 한 번은 근래 자주 겪는 일로 처음 만난 고객님에게 감동하는 일이다. 신규고객님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시술한 뒤 배웅을 해드렸다. 그런데 잠시 뒤 머리가 정말 마음에 드신다며 간식거리나 먹을거리를 챙겨주고 가시는 분들이 많다. 처음 만난 고객님께서 그런 선물을 주실 때면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고객에게 진심이 통했다는 생각에 참 뿌듯하다. 고객과 소통이 올바르게 오고 갔고, 머리 또한 마음에 드셨다는 뜻이기 때문에 거기서 느끼는 보람은 행복한 원동력이 된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역시 가장 큰 건 경험이 아닐까 싶다. 내가 밑에서부터 시작해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누군가가 보기엔 무척 짧은 시간이겠지만, 아래에서부터 한 단계씩 차근차근 올라가며 시작했기에 더 시야가 트인 것 같다. 또한, 나의 견식을 넓혀줄 좋은 인생 선배들이 주위에 많았던 것 역시 크다. 자신만의 주관은 필요하지만, 첫 창업인 만큼 나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주위의 조언을 수용하는 것 역시 원활한 창업의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Q. 살롱드로웰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바쁜 시간을 쪼개어 방문해주시는 고객님들을 위해 헤어스타일뿐만 아니라 네일이나 속눈썹 연장 등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토탈 뷰티살롱으로 규모를 키우는 것이 목표이다. 나와 가치관이 비슷한 직원들과 함께 사람과 사람으로 소통하며 매장의 개수를 무턱대고 늘리기보다는 일단 주어진 매장의 내실을 다지고 싶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생각보다 “알아서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고객님이 많으시다. 하지만 본인이 원하는 것이 명확하지 않으면 어떤 스타일을 해주어도 본인이 원했던 것 또한 없었기에 크게 만족할 수 없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시대마다 어느 정도 정해진 미의 기준이 있고, 최대한 고객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추천하겠지만, 결국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개인이기 때문에 미적 기준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믿고 맡겨주는 것도 좋지만 결국 본인이 만족할 수 있는 스타일을 찾으려면 본인의 이야기를 해주어야 한다. 서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방향이 정해지고 완성도와 만족도는 높아진다. 쑥스러워하지 마시고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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