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 TV 프로그램에서 성적 상위 1% 우등생들의 공통점으로 어린 시절에 배운 바둑을 꼽은 적이 있다. 바둑에서 승리하려면 자신의 집과 상대방의 집을 눈으로 보고 빠르게 수를 읽을 줄 알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두뇌를 자극하게 되고 수학적 능력까지 높아지기 때문이다.
바둑의 효과는 비단 연산능력을 키우는 것만이 아니다. 자신의 수가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반대로 상대방의 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인과관계를 고려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논리력과 사고력, 집중력이 길러지게 된다. 더욱이 상대와의 대국을 존중하는 자세를 강조하기 때문에 인성 교육에도 효과적이다.
이에 관하여 경기 화성시에서 열매바둑학원을 운영하는 송효섭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열매바둑학원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바둑을 통해 하나님 영광을 나타내고 더 나아가 배우는 학생들로 하여금 열매 맺는 교육을 이끌어내고 싶다. 이전에는 지식이 많은 사람이 세상을 주도해갔다고 한다면, 앞으로의 4차 산업시대, 인공지능 시대에는 지식과 정보를 어떻게 사용, 활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시대다. 그리고 얼마나 인간다운가, 인품, 인성이 어떤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바둑은 무한에 가까운 경우의 수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창조해 낸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시대에 꼭 필요한 교육이라고 본다. 그래서 열매바둑학원은 바둑을 통해서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전인격적 성장을 위한 인성 교육을 더불어 실력을 겸비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이 일을 지속해 가고 있다.
Q. 열매바둑학원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두뇌개발이 가장 활발히 되는 시기가 아동기 6세~12세라고 한다. 이 시기에 언어인지, 사고력, 공간지각능력 등 다양한 영역들이 발달하는데 이때 잡힌 두뇌의 틀은 평생을 가지고 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기에 바둑이 최적의 공부이자 놀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미취학 아동 6세부터 초등학생 6학년, 길게는 중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한다.
기본적으로 개별 문제풀이, 포석 놓아보기, 대국, 강의로 진행한다. 입, 초급 아이들에게는 독자적인 개념 설명 또는 강의들을 통해 바둑의 근본적인 부분에 접근할 수 있게 돕고, 중급반 이상의 친구들에게는 수준별 복기 또는 프로기보 해설들로 강의한다. 이후에는 선생님이나 아이들과 실전대국을 통해 배운 것들을 사용하도록 한다.
문제풀이는 수읽기, 생각하는 훈련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입초급에서는 기본적인 규칙, 기술이나 집 짓는 방법들을 배운다면 중급으로 넘어가면서는 상대방의 응수를 예상하면서 좀 더 고도화된 수읽기 문제들을 풀게 된다. 포석은 바둑에서 집의 기둥, 뼈대가 되는 틀을 만드는 법을 습득한다. 정형화된 형태들을 익히면서 기본기를 다진다. 강의에서는 입문자들은 기본 집 짓는 방법에 관한 강의를 중점으로 하고 초급반 이상부터는 프로기사의 실전 대국의 일부분을 가지고 강의한다.
Q. 열매바둑학원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사실 가르치는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열매바둑학원은 학생들이 보다 재밌고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한 명 한 명에 관심을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Q.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네 물질이 있는 곳에 네 마음이 있다.”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운영해가고 있다. 마태복음 6장 21절 네 보물이 있는 그곳에 네 마음도 있느니라. 라는 말씀을 기반으로 한 말이다. 아이들에게 아끼지 않는다. 학생들이 돌아갈 때 기분 좋게 돌아갔으면 하고 집에서도 ‘바둑 재밌었다’라는 마음이 남았으면 하는 마음에 작은 간식거리 하나라도 더 주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작은 것들을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이 학생이 머리카락을 잘랐나?’, ‘새 신발 샀나?’ 하고 관심 가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이 학생이 지금 어떤 부분이 필요하겠구나’, ‘어떤 부분에서 어려워하네?’ ‘오늘은 안 좋은 일이 있었나?’ 하고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마음을 주다 보면 그 마음의 씨앗이 자라서 아이들이 실력으로나 인격으로나 성장한다고 본다. 내 마음을 알아주시는 학부모님들이 많아질수록 열매바둑학원도 같이 성장하리라 믿는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바둑을 가르치다 보면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ADHD 또는 학습장애 이외에도 다른 이유로 치료를 받아온 친구들도 있었다. 그 아이들이 바둑을 배우면서 변화해가고 치유가 되고 더 나아가 꿈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때, 그리고 주변으로부터 소식을 전해 듣고 나면 ‘이 일을 계속하길 잘했다’, ‘계속하고 싶다.’ 생각하게 된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바둑교육을 개인과외, 성인지도, 학원 사범 등 10년 넘게 경험하면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재미와 의미 둘을 얻어 갈 수 있을지 계속 고민했다. 여러 실행 착오들을 겪고 아이들이 좀 더 다양하게 혜택들을 누릴 방법들을 찾아가면서 지금의 교육시스템을 만들게 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것은 ‘시각화’다. 아이들은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그때그때 확인하고 싶고, 어머니는 우리 아이가 어떻게 수업하는지 수업시간에 어떤지 등이 궁금하다. 그런 궁금증들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평소에도 책에 관심이 많은데, 내 삶을 담은 책 한 권과 바둑 입문자를 위한 책을 쓰고 싶다. 어릴 때 우리 집이 파산하면서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살아왔지만, 지금까지 내 삶 속에 역사하신 하나님을 이야기하고 싶다. 또 하나는 바둑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바둑의 본질적인 부분을 먼저 깨우치고 좀 더 평준화된 커리큘럼의 책을 만들고 싶은 마음으로 총 두 종류의 책을 쓰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나처럼 바둑학원을 운영하실 분들을 위한 운영 및 교육 노하우를 제공하는 사업도 함께 구축해 나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바둑의 규칙은 몇 시간이면 다 배우지만 그 깊이를 깨우치는 데는 평생이 걸린다.”라는 말이 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바둑은 훨씬 쉽고 재밌다. 기회가 되신다면 바둑 한번 배워보셨으면 좋겠다. 바둑에 관심 많이 가져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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