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떠올려보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이 자유롭게 뛰노는 어린이의 모습을 생각하곤 한다. 누군가에게는 자연스러워 보이는 광경이지만, 선천적으로 불편한 몸을 가지고 태어났거나, 사고로 인해 보행에 어려움이 생긴 어린이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어린이들은 보행을 위해 재활치료를 받거나 보조기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보조기에 맞는 신발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대부분의 신발이 이 같은 사례를 고려하지 않고 디자인되다 보니 보행을 어렵게 하는 데다 다리의 불균형을 더 심하게 만들 수도 있는 탓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신발이 등장하면서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와 부모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관하여 거제에서 나라찬을 운영하는 이지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나라찬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이곳의 이름인 나라찬은 ‘참된 마음이 가득 찬 사람으로 자라나라’ 라는 뜻으로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바른걸음으로 건강하게 커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편마비를 가지고 있는 딸아이가 보조기를 착용하고 신을 수 있는 신발을 찾지 못해 내가 직접 만들게 되었다.
Q. 나라찬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나라찬의 주요 연령층은 걷기 시작하는 12개월부터 초등학생까지로 성장기 모든 어린이가 신을 수 있다. 좀 더 세부적으로는 편마비, 뇌성마비, 강직, 까치발, 안짱다리, 평발 등으로 보행에 불편함이 있는 아이들이 대상이다. 그 아이들은 선천적 또는 사고 등의 이유로 불편함 또는 장애를 가지게 되었다. 재활치료를 꾸준히 하고 있거나 한번 이상은 관련 병원을 찾아서 전문의의 의견을 들어보았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말하는 불편함은 발목이 돌아가거나, 까치발을 들거나, 아치가 없어서 발목이 안으로 들어가는 등등의 상황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들을 위해 나라찬은 실내화, 스니커즈, 운동화, 구두, 보조기운동화를 제작하고 있다. 나라찬에서 제작하는 모든 신발은 국내 제작이며, 아치를 서포트해주는 아치깔창이 들어가 있다. 또한 양옆과 앞뒤축이 단단하여 발을 잘 잡아준다. 실내화는 무지 디자인, 스니커즈는 패턴을 주어 다양한 디자인으로 제작된다. 운동화는 미들탑으로 제작되며, 구두 또한 독자적인 디자인으로 제작 중이다.
Q. 나라찬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전문가에 따라 의견의 차이는 있지만, 보행에 어려움이 따르는 아이들은 일반적인 신발을 신으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반 신발은 아이의 발이 휘어지면 같이 휘어져서 발을 잘 잡아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시간이 길어지면 당연히 아치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주변의 인대와 근육도 같이 내려앉게 된다.
그에 따라 지속적으로 무게중심이 깨지게 되고 골반, 어깨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다. ‘조금 불편한 것뿐이겠지’ 하고 방치했던 시간이 쌓이게 되면 심각할 경우 족저근막염의 원인이 되고 척추기립근까지 무리를 줄 수 있다. 성인이 되어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고 바로잡으려고 하면 시간과 고통이 따르게 된다. 그래서 성장기에 올바르게 형성될 수 있도록 권유 드린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아이가 나라찬 신발을 먼저 찾는다는 후기를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그중에 손꼽는다면, 딸아이의 사례를 들 수 있다. 딸아이가 지금보다 어릴 때 근육이 짧아져 보톡스를 받기 위해 세브란스 병원에 며칠간 입원한 적이 있다. 그때 나라찬 신발을 신고 입원생활을 했는데, 함께 입원한 아이들의 어머님들 중에 이미 나라찬을 아는 분들이 몇 분 계셨다. 그때가 아마 구매자 분들을 처음으로 대면했던 기억인 것 같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부모님들을 보며 힘을 내기도 했고, 스스로 사명감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었던 기억이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구매자 분들의 유대감과 신뢰감이 바탕이 되어서라고 생각한다. 편마비로 보조기를 차야 하는 딸아이에게 필요한 신발을 만들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했던 사업이었다. 아동화 시장 자체가 이미 커질 만큼 커져있는 상황이지만, 딸아이는 일반적인 신발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기에 그 많은 신발들 속에서도 딸아이에게 필요한 신발은 없었다. 평범한 아동화로 시작했다면, 지속적인 사업이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라찬의 신발은 꼭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목표는 국내 재활관련 의료진에게 나라찬을 알리는 것이다, 세계 각국으로의 수출, 그리고 장애아동들이 처방전으로 국민의료공단의 지원을 받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자 한다. 재활학과는 나라찬 신발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전문 의료진이 있는 곳이다. 필요한 아이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른 목표는 세계 각국으로의 수출이다. 세계 어느 나라든 신발은 있지만, 나라찬은 대한민국에만 있다. 나라찬의 장점을 각국에 알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의료공단의 지원이 목표다.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라면 아시다시피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 병원이나 센터비용은 말할 것도 없고, 꼭 필요한 소모품들의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부모님들의 비용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이는 방법을 찾고 싶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행동하지 않으면 달라지는 것은 없다. 딸아이에게 필요한 신발을 구하기 힘들다는 현실을 인지하고 인터넷에서 찾기만 했다면 지금의 나라찬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만족하지 않고 직접 뛰어들었기 때문에 딸아이에게 필요한 신발을 만들었고, 같은 불편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었다.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 속에 담겨있는 신념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다. 나는 자랑스러운 아내, 엄마, 대표가 되고자 계속해서 행동하려고 한다. 모두들 힘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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