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는 오랜 과거부터 인간과 함께 생활한 친근한 동물이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부터 사소한 생활방식까지 인간과 매우 다르다. 따라서 같은 소리나 상황에서도 낯설게 여기거나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이때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인간과 공존하며 다른 강아지들과 교류할 수 있으려면 이들의 눈높이와 성향에 맞는 훈련이 이뤄져야 한다.

이에 관하여 경기도 고양시에서 헤이버디를 운영하는 최이수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고양시에 위치한 헤이버디의 최이수 대표와 김보람 훈련팀장

Q. 헤이버디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최근 코로나19 상황으로 2년 간 반려견, 반려인들의 수가 급증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이 많다. 기본적인 배변 치우지 않기, 산책 목줄 미착용, 펫샵에서의 분양으로 인한 동물학대, 아무런 준비 없이 강아지를 데려온 후의 파양, 유기 등 강아지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벌어지는 가슴 아픈 일들이 많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해결되기 위해 강아지에 대한 선입견과 무지를 꼭 고쳐나가고 싶었다.

이 모든 것들은 강아지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하루에도 수많은 강아지들이 학대받고, 버려지고, 무심한 방치 속에서 자란다. 반려견들은 그저 보기 귀엽고 예쁜 인형 같은 존재가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이며 존중받고, 또 이해받아야 할 생명체다.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삶, 차별받거나 혐오 받지 않는 삶을 위해 이 사업을 시작했다.

Q. 헤이버디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헤이버디는 강아지 미용, 유치원, 교육, 훈련을 하는 곳으로 20대 중후반부터 60대 후반까지 주요 연령층의 폭이 넓다. 강아지 미용 같은 경우, 작업 내내 발생하는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하여 다른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서 미용을 한다. 이 과정에서 안정감을 받을 수 있고 미용 직후에는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약 80평의 매장에서 맘껏 뛰놀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아이들의 다리를 위해 모두 미끄럼방지 매트를 시공해놓았고, 혹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공간 분리를 해놓았다.

반려견과 우리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그러하여 반려견의 교육과 반려인의 교육 두 가지 모두 매우 중요하다. 사람은 사람의 잣대로 판단하지 말아야 하며, 또 반려견은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규칙을 배워야 한다. 말로는 참 간단한 이 한 줄이 사실 굉장히 어렵다. 사람은 자신을 빗대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아지를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보호자 교육도 상담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을 위해서는 경력이 풍부하고, 강아지를 잘 다룰 줄 아는 전문훈련사가 유치원에는 꼭 필요하다. 나는 사람하고 반려견의 차이가 사실 많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며 사회를 살아감으로써 꼭 필요한 규칙과 교육을 배우듯이, 강아지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아니기에 다른 강아지들과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또 사람과도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래야 사회에서 반려견들을 향한 많은 혐오와 두려움에서 주인과 반려견 모두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곳의 훈련사님은 21년 WAO 통합 1위 국가대표 출신이며, 자신보다 경력 많은 전문훈련사들을 제치고 수많은 1등과 경험을 가지고 계시다. 이러한 분께 배울 수 있는 것은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전문지식이 없는 훈련사들이 매우 많으며 강압적이고, 예전 것들에 갇혀 교육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이런 훈련사의 경우 개인 방문 훈련을 받고도 성과가 매우 없으신 보호자분들이 많다. 모두 경력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보호자의 특성과, 그에 따른 반려견의 특성을 이해하고 타이밍을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Q. 헤이버디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일반 애견 유치원에서는 단순히 친구들과 놀고, 자고 하는 곳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오감만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먼저 두뇌개발 프로그램은 반려견의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치매는 반려견에게 굉장히 많이 오는 질병 중 하나이며, 괴로운 것이기도 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두뇌를 계속 써줘야 한다.

피트니스 프로그램은 부족하고 약한 부분의 근력을 키우고, 굳어져 있는 곳은 스트레칭과 근막이완으로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흔히 시골에서 목줄 없이 뛰어노는 강아지의 근력이 더 뛰어날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좋은 자세로 도시에서 목줄을 매고 산책하는 아이가 근력이 더 뛰어나다. 강아지도 사람처럼 등이 굽고, 다리가 안짱다리, 혹은 바깥으로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것들을 예방하고, 더 이상 나빠지지 않게 도와주는 것이 피트니스 프로그램이다.

노즈워크 프로그램은 일종의 코 훈련이다. 강아지에게 코 훈련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 행동으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 자신의 취향을 찾기도 하고, 여러 정보를 얻고 기억하기 때문이다. 선천적으로 소심하거나 겁이 많고, 경계심이 심한 강아지들에게는 둔감화 교육을 추천한다. 차도를 지나다 경적소리에 강아지가 뛰쳐나가 목줄이라도 놓치거나 강아지가 놀래서 갑자기 어디론가 뛰어가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처럼 차와 건물이 많은 도시에서는 둔감화 교육이 꼭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사회화교육은 다른 강아지들과 교류하는 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강아지는 사람이 아니기에 노는 법도 사람과 다르며 강아지 친구가 꼭 필요하다. 이 강아지들을 강아지사회에서 소외시키지 않는 방법이 바로 사회화교육이다. 이외에도 많은 교육들을 준비하고 있다.

▲ 헤이버디의 내부 전경

Q.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직원은 강아지를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하며 절대 손을 올리는 사람은 안 된다. 참을성, 인내심, 포용 등 정말 두루두루 갖춰야 할 것이 많다. 말이 안 통하기 때문에 이해심이 정말 많이 필요로 하는 직업이며 또 사랑하지 않으면 정말 할 수 없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여기 고양에 오기 전 잠실, 분당에 있었다. 여기까지 정말 먼 길이다. 그런데 미용 트라우마가 있는 강아지를 스트레스 없게끔 미용해주다 보니 어느 보호자 분은 잠실에서 이곳까지 매주 찾아오고 계신다. 이는 보호자의 성실함과 반려견을 향한 사랑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훈련사 선생님께서는 경계심이 많고, 간식도 안 먹고 사람에게 곁을 안 주던 유기견이었던 아이를 훈련해 9개월 만에 달라지게 하신 적이 있다.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도 줄고, 사람에게 애정을 줄 수도 있는 강아지가 되었을 때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 훈련사님 말로는 절대 못 고칠 강아지도 없고, 안 바뀔 아이는 절대 없다. 사실 정말 모든 건 보호자님의 마음가짐에 있다. 이런 부분을 고쳐줄 생각, 또 바꿔줄 생각, 더 나은 삶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실 줄 아는 열린 생각의 보호자님들이 더더욱 많아졌으면 한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많은 사람들이 사회로 다시 나가고, 반려견들은 집에서 외로이 주인을 기다리며 보낼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었을 때, 많은 분들이 홀로 주인 없이 종일 기다려야 하는 삶을 꼭 배려해주셔서 매일 다른 친구들과 놀고, 여러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유치원을 보내셨으면 좋겠다.

또 가능하다면 회사에서 꼭 유기견 교육을 하고 싶다. 직원 분들을 뽑을 때도 이런 것을 꼭 면접 시 고지하고, 합의하에 채용한다. 매달 유기견 교육, 더 나아가 재능기부까지가 목표다. 여러 문제점이 있어서 입양을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좋은 주인을 만날 수 있게끔 꼭 하고 싶은 사업이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강아지들에게 더 나은 삶을 선물해주시길 바란다. 사실 강아지의 삶은 10~20년으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하지만 사람의 인생에서 보자면 길지 않은 삶이다. 반려견을 키운다는 것은 강아지의 한 평생을 책임지는 일이다.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것을 정말 쉽게 결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펫샵에서 분양보다 많은 아이들이 새로운 가정을 기다리고 있는 입양도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시기 바란다.

강아지들은 인형처럼 짖지 않고 조용히 집에만 있는 인형이 아니다. 사회화가 필요한 동물이고, 또 그런 환경은 주인이 만들어주지 않으면 꿈도 못 꿀 일이다. 그러기에 강아지들에게 더 나은 삶, 행복한 삶, 매일 재밌게 놀다 지쳐 잠드는 밤을 선물해 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