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은 사람의 마음에 감동을 주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주며 사람의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미술이 사람에게 전달하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인해 사람들은 작품 전시를 즐겨 보고, 또 스스로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특히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실제로 보려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미술로 인해 일상의 기쁨을 누리며 삶을 즐기려는 사람이 많다.
또한 미술교육은 자연스럽게 작품을 만드는 기술을 익히도록 돕는다. 손으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기술, 물체를 분석하는 안목, 그리고 노력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 성공도 경험할 수 있기에 아이를 키우는 보호자들에게 미술교육은 항상 뜨겁게 관심을 받는 교육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이와 관련하여 남양주에서 오로시미술을 운영하는 양보람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오로시미술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어릴 적부터 다른 친구들보다 유독 만들기와 그리기를 좋아했던 나는 자연스럽게 미술을 좋아하고, 누군가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막연하게 “미술 선생님이 될 거야”라며 다짐하며 미술 선생님이라는 꿈을 꾸었다.
미대를 가기 위한 치열한 입시 과정을 마치고부터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서울에서 가장 큰 프랜차이즈 미대 입시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며 그 꿈은 이루어졌다. 그리고 매년 학원의 획일화 된 교육과정에 맞춰 강사로서 아이들의 수업을 진행하였다.
해가 지날수록 학생들의 개성은 점점 사라져갔고, 학원의 스타일에 길든 아이들의 그림은 일률적으로 변해갔다. 하지만 트렌드가 변하며 그새 입시는 점점 개성을 추구하는 스타일로 변했고, 나 자신도 스스로 아이들에게 맞는 교육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이후 대형프랜차이즈 학원이 아닌, 박물관, 작은 아틀리에, 초등학교, 중학교에 출강하며 더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수많은 경험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을 ‘아이들이 지금 느끼는 감정, 하고 싶은 이야기들, 간직하고 싶은 추억, 좋아하는 것, 상상하고 꿈꾸던 것들을 글이나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미술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진짜 미술교육이다’라는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 내 생각과 다짐을 담아 작년 가을에 오로시미술학원을 열며 내 진짜 꿈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Q. 오로시미술의 주 서비스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오로시미술은 유치부(creart), 초등부(fineart), 중등부(expression), 취미부(artistry)로 반을 나누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로시미술학원에서 모든 학생은 계절, 사물, 풍경 등 큰 메인 주제 안에서 각자 스타일대로 개별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짜인 수업을 듣고 있다. 예를 들어 수업에 과일이라는 큰 주제가 있다. 다양한 과일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학생은 바구니에 여러 종류의 과일을 넣어 그린다. 한 가지의 과일을 심도 있게 표현하고자 하는 학생은 한 가지 과일을 화지에 꽉 차게 표현한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수업하지만, 학생들의 그림은 각자 성향에 맞춰 모두 다르게 표현된다. 선생님의 역할은 학생 그림에 필요한 기법이나 묘사, 화면의 구성을 도와주고 그림에 조형적인 미를 추가해주는 일뿐이다.
Q. 오로시미술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첫째로는 30% 정도 스케치가 되어있거나 완성작만 뚜렷하게 나오는 그림이 아닌 과정 중심의 수업을 추구한다. 내가 이 그림을 왜 그리고 싶은지, 어떤 것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그림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를 스스로 정하고 생각하고 표현하기 때문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과정 중심수업을 진행하면 획일화된 수업과 비교했을 때 결과가 더 좋을 수밖에 없다.
둘째는 다양한 공모전, 대회에 참가한다. 공모전이나 대회는 평상시 다루지 않는 주제를 접해 보거나, 대회에 참가하고 해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 큰 자신감과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선물한다. 일반적으로 매년 몇백 가지의 공모전과 대회들이 있고, 원에서 준비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번거롭기에 진행하지 않는 원들도 많다. 하지만 오로시미술은 최대한 아이들에게 다양한 공모전을 소개하고 원하는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아이들이 다양한 대회, 공모전에 참여하여 수상도 하고 있다. 선생님에게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는 셈이다.
셋째는 크래프트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림뿐만 아니라 집이나 학교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는 다양한 재료나 활동들을 하는 수업이다. 대체로 입체 조형을 다루며 우드락, 점토, 비즈, 도자기, 플라워, 쿠킹, 목공예 등 다양한 재료로 진행되는 수업으로 아이들이 제일 기다리는 수업 중 하나다.
Q. 오로시미술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학생 한 명 한 명의 개성을 존중하고, 그 개성이 특별하게 표현될 수 있도록 도우려 한다. 획일화된 입시를 지나온 경험이 가끔 학생의 일반화되지 않은 표현에 있어 “왜”라는 질문과 물음표를 던지곤 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학생의 성격을 파악하고, 가치관을 들어보며,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아이들의 개성을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가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닫기도 하고, 더 공부하고 싶어지도록 만드는 큰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아직도 미술 심리, 미술교육에 관해 공부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서 생겨난다. 학교에서 배웠던 이론과 수업은 가끔 차이가 있다. 이 차이를 채워가는 것이 내가 계속 발전하고 더 좋은 교육자가 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원장 직강을 고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내 교육철학이 다른 선생님께 그대로 전달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아이를 이해하기 위한 소수정예 수업과 내 교육철학을 전달하기 위한 원장 직강제는 오로시미술에서 꼭 지켜야 할 가치관이라고 생각한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수업하는 친구들은 그림을 너무 좋아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림을 싫어해서 꼭 필요한 기본적인 그림 스킬이라도 익히기 위해 학부모님의 권유로 오는 친구가 있다.
자신감 없이 작게 그린 주인공과 삐뚤빼뚤한 선들을 그으며 대충 빨리 끝내고 싶은 붓 놀림에서 학생의 심리가 보였다. 아이는 비록 소극적이지만 매 수업에 같이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사소한 이야기도 나누며 아이에게 잘못된 그림은 이 세상에 없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말하며 용기를 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자신감 있게 긋는 선과 빼곡히 스토리가 채워진 스케치, 잘 그린 그림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즐겁게 그리는 법을 아이가 배웠다. 이제는 종합장에 빼곡히 그려놓은 그림들을 이따금 가져와서 보여주기도 한다. “내가 미술을 원래 이렇게 좋아했었나요? “라고 말하며 웃어 보이는 그 아이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물론 여전히 즐겁게 수업을 받고 있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10여 년간 여러 학원, 박물관, 학교, 아틀리에에서 근무하고 아이들을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각 수업의 장점을 찾고, 단점을 걷어냈다.
나중에 생각해 보면 아직 서툰 부분들이 분명히 있겠지만, 항상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교육에 있어 정해진 답은 없지만, 더 근접한 답을 향해 찾아가는 과정을 계속 걸어가고 있다. 아직은 미완성이다. 미완성을 완성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지금의 오로시미술을 만든 노하우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학생들에게 힐링할 수 있는 곳, 항상 가고 싶은 공간이 되고 싶다. 가끔 아이들이 지나가다 오늘 있었던 재밌는 이야기도 나누기도 하고, 자랑할 거리가 있을 때 들러 자랑을 하기도 한다. 또 오늘은 선생님이 뭘 하고 있나 살짝 와서 보고 가기도 하고, 일주일 내내 학원에 오는 시간을 기다렸다고 말해준다. 이때 반짝이는 눈으로 나에게 말을 거는 아이들이 정말 사랑스럽다.
지금처럼 수업만을 하러 오는 공간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힐링이 되고 항상 가고 싶은 곳으로 아이들의 시간에 새겨지고 싶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요즘 다양한 매체에서 미술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흔히 미술은 어렵고 복잡할 것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연필 한 자루와 종이 한 장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게 미술이다. 미술이 더욱더 사람들에게 친숙해지고, 많은 사랑을 받으며 모두가 미술로 인해 행복해지시길 바란다.
그리고 이 인터뷰를 읽으시는 분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미술을 찾아 코로나로 억압되었던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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