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이 본격적으로 말과 글을 배우고 의사표현을 하기 전에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표현하는 방법은 바로 ‘그림’이다. 아이들에게는 글씨보다 이미지가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아이들은 무언가를 손에 잡고 끼적이는 활동을 시작으로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
이때 그림은 단순히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흉내 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때로는 경험하지 못한 장면이나 상황까지도 상상력을 발휘해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세계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면 아동이 발달 단계에 맞는 미술 교육이 필요하다.
이에 관하여 서울 송파구에서 오늘미술을 운영하는 심은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오늘미술의 개원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오늘미술은 우리들의 오늘이 행복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잘하고 못하고 비교하지 않고 얼마나 열심히 집중하고 즐기고 끝까지 노력했는지 그 과정에 집중해서 즐겨야 한다. 노래는 다들 잘 못 해도 흥얼거리고 같이 즐겨 부르는데 왜 그림은 제법 잘 그리는 사람들도 자신감 있고 편하게 그리는 사람이 많지 않은 건지 의문이 들었다.
그림 또한 자기표현이고 못 그려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못 그린다는 말 자체가 사실 기준이 있을 수 없는 표현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다. 나는 못 그린 것은 없다고 이야기해준다. 열심히 안 그린 것만 있다. 열심히 그린 흔적은 모두 멋지고 아름답다.
그림을 그리다보면 나도 잘 모르는 나의 마음이 그려진다. 결국 내가 좋아하는 것들. 관심 있는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그림으로 풀어내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색 하나를 고르고 칠하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도 마음껏 그림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 자신과 소통하며 든든한 위로와 힘을 얻을 수 있다.
Q. 오늘미술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유치부 6세부터 초등 6학년까지가 주요 교육대상이다. 수업 시작 전에는 늘 10분 드로잉시간을 가진다. 재미있는 수업에 집중하다보면 중요한 것을 놓칠 때도 있는데 드로잉연습만큼은 놓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관찰하는 것의 중요성을 늘 알려즌다. 그림은 손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그리는 것이기에 관찰하지 않은 것을 그려내기는 힘들다.
이때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과 관심 있는 것들에 항상 초점을 맞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게 되는 과정에서 나를 알아가고 나로부터 모든 창의적인 것들이 탄생한다. 아이들의 생각을 중심으로 진행되기에 만들기 활동 전 아이디어 스케치는 필수다. 계획을 알 수 있어야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다.
이곳의 수업은 그리기와 만들기가 적절히 결합되며 병행되면서 재미있으면서도 실력을 쌓는 다양한 활동들로 구성된다. 주 1회차에는 그룹수업으로 즐기는 수업에 중점을 두며 주 2회차에는 개별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거나 깊이 있게 성장하고 싶은 분야를 채워주고 그밖에 다양한 방향과 방법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테마별로 월별 프로그램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며 전개되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그 속에서 생각이 헤엄치듯이 펼쳐지게 한다. 같은 주제 안에서도 개개인의 취향에 맞게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펼칠 기회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새롭게 발견하기도하며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즐겁게 활동할 수 있다. 또한, 자연스럽게 명암과 구도 화법이나 화풍 등 예술적이고 기술적인 부분들을 다양하게 고루 익히고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날마다 더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트렌드와 아이들의 관심에 맞추어 끊임없이 연구한다. 필요시 수준별로 맞춤 개인지도가 이뤄지며 레벨업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하여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진행한다.
Q. 오늘미술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디자인적인 접근을 많이 하는 편이다. 시대적으로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들에 노출이 되어있고 새로운 것을 찾으려면 이상한 것을 해야 할 지경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전에 없던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주어진 다양한 재료 중에 선택하여 요리하게 한다. 새롭게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창의적인 것은 늘 내 안에서 찾도록 한다. 어떤 주제든 나를 거쳐서 새로운 형태로 거듭날 수 있음을 아이들이 알게 하기 위해서다. 나를 중심으로 여행을 하듯 다양한 주제와 소재들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접근방식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준다.
Q.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 나의 가치관이다. 오늘이 쌓이고 쌓여 한 사람의 인생이 되기에 오늘에 집중하고 무엇이든 즐기는 마음으로 소중한 순간들을 채우길 바라는 마음이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처음 오늘미술에 왔을때 “저는 못 그려요" 하던 친구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감을 회복하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보람되고 기쁘다. 이제는 “저는 그림을 잘 그려요"하며 씩씩하게 즐겁고 자신 있게 소신껏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못 그리는 건 애초에 없었다. 없는 것은 소질이 아닌 자신감이다.
나는 동그라미를 그릴 줄 안다면 다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복사기처럼 똑같이 그리는 능력이 잘 그리는 능력의 기준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해준다. 비교하는 생각이 아이들을 막으면 아이들은 동그라미 하나도 떳떳하게 그려내지 못한다. 아이들에게 모두가 말해주면 좋겠다. 좀 삐뚤어져도 참 예쁘다고 말이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정해진 틀이 없다는 점이 노하우다. 창의미술인데 답이 있으면 이상하기 때문이다. 답은 언제나 아이들에게 있다. 늘 새로운 것을 찾고 아이들의 관심사를 눈여겨본다. 아이들과 소통하고 공감하고 한 작품 한 작품 진심으로 아이들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법을 찾으려 한다. 아이들의 니즈를 경청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다.
사실 특별한 노하우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진심과 배려와 나누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 한 명 한 명 그림도 그 마음도 예쁘게 자라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가르친다. 나아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고 기꺼이 무릎을 굽히고 시선을 맞추고 함께 공감하려고 노력한다. 인사 한 번도 마음을 담아 하다보면 아이들은 더 진하게 돌려준다. 그 마음이 너무 따뜻하고 좋아서 늘 행복하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공간을 확장해서 고학년 친구들이 언제든 독서실처럼 그림에 집중하고 싶을 때나 그림을 통해 마음의 쉼을 표현하고자 할 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다. 집에서 아이들이 미디어나 게임이 아닌 그림으로 놀 수 있는 키트나 다양한 미술놀이 교구도 만들고 싶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오늘미술은 아이들의 생각놀이터다. 이곳에서 아이들의 상상력과 발상이 마음껏 뛰어 놀기를 바란다. 결과에 대한 욕심은 내려놓고 과정에 태도에 진지하게 고민하며 생각을 자기주도적으로 붙잡고 씩씩하고 용기 있게 도전하는 아이들로 자라날 수 있도록 부모님과 한마음으로 아이들의 성장을 돕겠다.
<저작권자 ⓒ 밸류업뉴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CEO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