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보호자라면 누구나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랄 것이다. 그리고 아이가 행복하게 자신의 몫을 해내는 훌륭한 어른으로 자라기를 바랄 것이다. 행여나 아이가 아프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또래에 비해 발달이 느린 곳이 있다면 알맞은 교육과 방법을 동원하여 아이의 성장을 바라고 응원할 것이다.
사람이 사회에서 타인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통이다. 그렇다 보니 언어 발달에 지연이 있는 아동을 위한 언어치료센터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아이에게 꼭 필요한 치료과 교육을 제공하며, 보호자만큼이나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노력하는 전문가로 인해 아이의 언어적 능력이 향상되기를 바라는 보호자들에게 언어치료는 큰 관심을 받는 영역이다.
이와 관련하여 경기 성남에서 말문언어치료센터를 운영하는 김현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말문언어치료센터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가끔 나에게 내 직업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그들에게 ‘언어재활사’로 일하고 있다고 말하면 돌아오는 대답이 “좋은 일 하시네요”, “훌륭한 일 하시네요”, “대단한 일 하시네요”라는 대답이 돌아올 때가 있다.
장애가 있는 사람을 위해 하는 일이 어떻게 보면 타인들에게는 ‘좋은’, ‘휼륭한’,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이 말의 뜻을 깊게 들여다보자면 ‘희생과 헌신, 봉사 정신’을 기반으로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햇수로 5년 동안 상담가로 일하며 타인들이 보는 ‘좋은’, ‘훌륭한’, ‘대단한’ 일을 하는 상담가 아닌, 돈을 좇는 센터장님을 많이 봐왔다. 이러한 현실의 괴리감을 느끼며 관리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최상의 도움를 제공하고자 훗날 나만의 센터를 운영해야겠다는 작은 꿈을 항상 마음에 품고 살았던 것 같다.
그리고 어느 날 번뜩, ‘그 꿈을 굳이 성대하게 이룰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나는 작지만 따뜻한 1인 센터를 운영하게 되었다. 이 일을 계속해오며 꿈꾸던 일들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말문언어치료센터를 열게 되었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겠다.
Q. 말문언어치료센터의 주 서비스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말문 언어치료센터는 1인 언어치료실로 인지치료, 놀이치료, 감각통합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타 기관과는 다르게 언어치료만 진행하고 있다. 제공 대상자는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연령대가 다양하지만 보통 만 2세에서 초등학생들이 주를 이룬다.
말문 언어치료실은 단순 언어 지연, 지적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기말실행증, 청각장애, 구순구개열, 유창성장애(말더듬), 말소리장애(발음문제), 화용언어장애 등 다양한 장애 아동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말문언어치료센터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어쩌면 1인 센터로서 언어치료만 진행된다는 특징이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간판에도 새겨 놓았듯이 이 곳을 ‘쉼터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부모님이 여유롭게 쉴 수 있는 대기 공간, 마음껏 놀고 언어를 확장 시킬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 말문 언어치료센터만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이 곳에 오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언어치료 외에 많은 상담을 받고 있다. 다른 센터의 대기실은 다른 이용자들로 북적이고 정신없다. 하지만 우리 센터에 왔을 때만큼은 아이를 데리고 정신없이 다니는 부모님들에게 오롯이 혼자 쉴 수 있는 쉼터 공간이 되었으면 했다.
또한 넓은 공간으로 아이들에게도 지루하고 힘든 언어치료가 아닌 신나고 재미있게 쉬어가는 공간이 되길 상상하며 1인 상담실을 운영 중에 있다.
Q. 말문언어치료센터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1인 상담실을 운영하며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돈보다 사람을 우선시하자.’라는 신념을 잃지 않으려 한다.
언어치료는 오롯이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몇 개 이상의 프로그램으로 넘어가면 몸이 아주 힘들다. 내가 상담가로 고용되어 일할 때는 센터장님의 요구에 의해 하루에 최대 13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도 있었다.
1인 상담실을 운영하며 돈을 좇아 무리하게 프로그램 수를 늘리지 않고 아이들을 개개인을 보다 우선시하여 최상의 상담을 진행하기 위해 프로그램 수에 제한을 두고 있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대표자로서라기보다는 상담가로서 당연히 부모님들께 “우리 아이가 선생님 덕분에 많이 좋아졌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보람 있고, 이 한마디를 듣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 같다.
아동기말실행증으로 상담을 받는 아이가 있는데 의사소통 상황을 회피하며 칭얼거리며 본인 의사 표현을 하고 유치원에서 활동 참가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아이가 있었다. 그리고 언어치료 후 자신이 발화할 수 있는 낱말들을 조합하여 의사소통하기 시작하였고, 유치원 활동사진에서도 잘 참여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어머님께서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감사하다고 말씀해 주셨던 그때가 큰 보람을 느끼고 기억에 남는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바우처를 제공하는 모든 센터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기관은 바우처 규격을 맞추기 위해 소위 ‘닭장’ 같은 작은 상담실을 여러 개 만들어 운영한다. 내가 센터에 고용되어 근무할 때 이런 환경이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나는 넓은 공간을 이용해 앉아서 지루하게 진행하는 언어치료가 아닌 공놀이, 협동 놀이 등 활동적인 언어치료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고, 부모님들도 이 점을 장점으로 봐주시고 만족해 주시는 것 같다.
또한 아이들에게 최상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언어재활사 1급 자격증 외에 인지학습상담전문가, 특수아동지도사, 아동심리상담사, 발달놀이교육사, 부모교육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상담에 필요한 공부를 통해 역량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최상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현재는 작게 시작하는 1인 상담실이지만, 추후 코로나로 인한 상황도 안정되길 바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센터로 확장을 하고 싶다는 막연하지만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1인 상담실을 운영하며 단점으로 꼽자면, 언어치료 외에 다른 프로그램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추천해주어도 연계가 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러 영역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센터를 운영한다면 필요한 프로그램을 연계할 수도 있고 다른 분야 영역의 선생님과 협동을 통해 더욱더 질 높은 상담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언어재활사로서 이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들에게 장애를 수용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전과 비교해 장애를 이해하고 틀린 것이 아닌 다름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장애에 대한 시선이 부정적이고 장애인들이 차별당하기도 한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일반 학교에 가서 놀림을 받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장애 인식에 대한 교육이 적절히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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