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언어의 도움 없이도 국경이나 성별, 나이를 초월해 우리를 다른 사람과 연결해주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음악을 듣거나 연주하는 과정은 다른 이들과의 유대감을 키우는 동시에 스스로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한다. 때로는 개인의 감정을 끌어올리지만 반대로 불안함이나 외로움을 달래고 위안을 얻을 수도 있다.
이때 음악의 힘은 그 음악을 하는 사람, 즉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누가, 언제, 어떤 감정으로 어떻게 악기를 연주하는지에 따라 같은 음악도 더 경쾌하게 들리거나 반대로 쓸쓸하게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음악은 개인의 감정을 세상과 연결하는 일종의 열쇠와도 같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관하여 경기도 화성시에서 리흐테르음악학원을 운영하는 김주애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리흐테르음악학원의 개원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고등학생 때 피아노를 배우러 러시아로 유학을 갔다. 사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이 악기가 좋아서 전공하고 싶었고, 어느 정도는 음악이나 피아노에 대해 알고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러시아에 가서 그 친구들이 음악을 배우는 모습을 보니 굉장히 다르고 새롭게 느껴졌다.
우선 그 아이들은 음악을 정말 행복하게 때로는 자유롭게 배웠고, 음악을 공부한다는 것에 대해 각자가 굉장한 자부심이 있었다. 그 이유가 나이가 어림에도 너무나 선명히 보였고, 때문에 한 명 한 명의 연주가 굉장히 풍요로웠다. 어린아이들인데도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고 본인의 음악에 진심을 담을 줄 아는 것이다. 악기를 전공한다는 것은 엄청난 연습량을 필요로 하기에 힘듦을 느낄 때가 많은데, 그 친구들은 힘든 순간들도 굉장히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서 그런지 물 흐르듯 넘어가더라.
그곳에서 함께 공부하다 보니 이 학생들이 이렇게 될 수 있는 것은 그곳 선생님들의 힘이자 가르침 덕분이라는 것을 알았다. 러시아에서는 음악을 처음 배울 때 음악이 굉장히 자유롭고 풍요로운 것임을 가르쳐준다. 음악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음악 앞에 거짓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굉장히 정확하다. 다양하고 체계적인 교육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탄탄한 기초다, 탄탄한 기초 안에서는 얼마든지 자유로운 연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초에 대해서는 교수님들이 절대 양보가 없으시다.
그리고 정말 좋은 것은 생각하도록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단순히 기계처럼 하는 음악이 아닌, 생각하고 연주하게 만든다. 그렇게 배우고 나니 이 음악이 정말 좋았다. 단순히 전공이라서가 아니라 음악이 내 삶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무척 컸다. 공부를 마치고 나니 자라나는 아이들이 이런식으로 삶에 음악을 녹여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조금이라도 어릴 때, 이러한 음악의 세계에 대해 가르쳐주고 싶었다. 이 아이들에게 진정한 음악을 가르쳐주고 진심으로 이 순간이 인생에 선물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어서 리흐테르를 시작하게 됐다.
Q. 리흐테르음악학원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피아노를 배우고 싶은 어린아이들부터 학생, 성인까지 누구나 리흐테르음악학원을 찾아온다. 수업 시간은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12시 30분부터 7시까지 이루어지며 바이엘과 체르니에 국한되지 않은 예술교재의 병합으로 탄탄한 기초를 갖추고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이를 위해 진도를 나가는 데에 급급하기보다는 차곡차곡 기초를 쌓아 나가 하루하루 성장할 수 있는 음악을 하도록 가르친다.
이와 함께 다양한 예술특강이나 음악 게임들로 하여금 아이들이 조금 더 폭넓은 음악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클래스연주회, 정기연주회를 통하여 무대 에티켓을 배우고 서로 간의 배려와 존중을 익힌다. 완주라는 성공의 기쁨을 통해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로 자라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연주곡이 탄탄하게 준비된 학생들은 콩쿠르나 정기연주회 참여를 통하여 풍부한 무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무대 위에서 누군가의 도움 없이 오롯이 자신만의 연주를 펼치며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Q. 리흐테르음악학원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의 정확한 배움이 아닐까 싶다. 많은 분이 우리 학원에 오시면 '분위기가 참 밝아요.' '아이들이 행복해 보여요.'라고 이야기하신다. 아이들에게 정말 많이 이야기하는 부분이 '공부할 땐 제대로 공부하고, 놀 땐 제대로 놀자!'라는 것이다. 놀 때는 진심을 다해 신나게 까분다. 들어오면서부터 재잘재잘 어찌나 할 말이 많은지 또 나는 재잘재잘 친구처럼 다 받아준다.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 있으면 원장실 창밖 풍경이 좋다며 의자 놓고 앉아서 조금 쉬다가 오는 아이들도 있고, 연습하다 답답하면 간식을 하나 먹으며 기분전환을 하고 돌아오기도 한다. 분위기는 정말 자유롭지만, 아이들은 본인들이 해야 할 것에 대해, 지켜야 할 부분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고 행동한다. 이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부분이다.
또 하나는 선생님과의 관계다. 러시아에서 공부할 때 굉장히 좋았던 것 중 하나가 교수님과의 관계였다. 교수님은 내게 때로는 가장 친한 친구처럼, 또 때로는 이런저런 일상의 이야기들을 늘어놓고 싶은 엄마처럼, 또 때로는 막 달려가 안겨 울고 싶은 아빠처럼, 그렇지만 배움에 있어서는 너무도 엄격하게 완벽한 교수님이 되어 나를 가르쳐주셨다. 생각해보면 이건 내 인생에 엄청난 선물 같다.
내가 받았던 그 선물을 여기 리흐테르 음악학원에 있는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주고 싶다. 리흐테르에 있는 모든 아이는 밝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누구든 행복하게, 그렇지만 정확하게 음악을 배웠으면 좋겠다. 이 기억들이 모여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
Q.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우리 학원 이름이 리흐테르 음악학원인데, ‘리흐테르’라는 피아니스트는 남들이 보기엔 천재 연주자였지만 늘 겸손했고, 음악 앞에 누구보다 진실했으며, 끝없이 생각하고 노력하는 피아니스트였다. 외면보다는 내면에 충실했고, 돈보다는 피아노를 사랑하는 청중을 더 중요시했던 아티스트였다. 그분의 그 마음 때문인지 그분의 음악을 들으면 정말 순수하고, 맑고, 깊고, 위대하다. 무엇보다 정말 진실한 음악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나도 여기 리흐테르 음악학원에서 만나는 모든 아이에게 진실된 음악을 가르쳐주고 싶다. 진정한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선생님이면 좋겠다. 실제로 레슨할 때 매 순간 진심으로 살펴본다. 한 부분도 허투루 넘기지 않으려 굉장히 집중해서 레슨한다. 나도 사람인지라 피곤하고 지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에이, 이거는 좀 넘어가자.’ 하는 마음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부분을 나 자신에게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 것이 평소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칙이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어떻게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도 많다. 학원 오는 날이 아닌데 하루에도 몇 명의 친구들이 학원 문을 열고 “선생님!” 하면서 손을 흔들고 간다. 그 자체로 학원이 아이들에게 편안하고 행복한 곳이라고 느껴서 힘들다가도 웃음이 나고 행복하다.
무엇보다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아이들이 “선생님! 예전에는 피아노가 너무 싫고, 학원 가는 것이 고통스러웠는데 지금 피아노가 정말 좋아요. 그리고 쉬워졌어요!”라고 하거나 심지어는 “선생님 같은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요!” 라고 이야기할 때 정말 행복하고 너무나 가치 있다고 느낀다. 그 아이들의 연주에서 진심이 느껴질 때, 가르쳐 줬던 부분들을 기억하고 생각하며 연주할 때 정말 무척 보람되고 행복하다.
또 피아노 연주를 너무 어려워하던 아이의 연주가 레슨을 통해 편안해졌을 때, 정말 죽어도 안 될 것 같다며 이건 불가능하다고 했던 친구가 그 구간을 성공해낼 때 아이들이 짓는 그 엄청나게 뿌듯한 미소가 있다. ‘키햐!’ 하면서 하이파이프 할 때 정말 너무나도 행복하고 뿌듯하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나에게 진실된 가르침을 주신 교수님들 덕분이 아닐까 싶다. 그분들에게 내가 얻은 것이 너무나도 많다. 음악을 배웠고 인생을 배웠기 때문에 리흐테르 음악학원에서도 내가 그렇게 운영해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학원에 아이들이 올 때, 단순히 ‘피아노 배우러 왔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친구들의 인생 한 부분이 왔기 때문에 이 순간들이 소중하고 진심으로 유익하기를 바란다. 그렇게 진심을 다하는 내 마음을 아이들이 느끼고 그 안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는 것 같다. 진심을 알아주는 아이들이, 또 진심을 알아주시는 학부모님들이 너무 감사할 뿐이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나는 자라나는 모든 아이가 탄탄한 기초를 가지고 즐겁게 음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생각하며 가르칠 예정이다. 이 아이들이 행복한 음악, 또 정말 정확한 음악을 인생에 가지고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멋진 환경들을 많이 만들어줄 것이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음악은 참 신기하다. 아무 말 없이 사람들 마음에 위로를 주기도 하고, 잔잔하지만 강한 힘을 주기도 하고, 또 옆에서 가만히 친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만큼 음악이 가진 힘은 참 큰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음악을 통해 위로를 받고, 음악이 참 행복한 것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특히나 자라나는 아이들이 음악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요즘처럼 표현에 서툰 시기에 음악으로 마음껏 표현하며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밸류업뉴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CEO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