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펜을 처음 잡는 순간부터 낙서를 시작한다. 글을 깨치고 말문이 트이기도 전에 아이들은 낙서 즉 그림을 그린다. 이러한 그림에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겉으로 표현하지 않은 마음을 표현하기도 하고, 말보다 더 쉽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치원에 들어가고 학교에 들어가면서 아이들은 점점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그리고 스스로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 미술에 재능이 없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생각과 태도가 어른이 되어서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난 못해’라는 생각을 가지면 제대로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해버리는 습관을 만들어내고, 삶을 살아가면서 직면하는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그림을 잘 그리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그림을 잘 그리는 법은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미술을 통해 올바르게 성장하는 방법에 대하여 아트라인미술학원 이하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아트라인미술학원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이전에는 출판사에서 초등 교과서를 디자인하고, 대학에서 디자인 교육에 관해 강의를 했었다. 디자인에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현실적으로 실질적인 미술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아동교육 보조교제를 개발하는 ‘페이퍼로(Papero)’라는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나 역시 슬하에 자녀를 둔 입장에서, 아이들이 유아기부터 체계적인 미술교육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제대로 된 커리큘럼만 구성할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 유용하고 효율적인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지금의 아트라인미술학원을 창업하게 되었다.
Q. 아트라인미술학원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아트라인미술학원은 유치부부터 초등학생, 중학생부, 성인 취미반으로 운영하고 있다. 유치부는 그림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학생반은 교과서와 교육개정방향에 따른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미술에 관한 기초 실기력을 키우고 수행평가를 대비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성인반 또한 다양한 주제로 취미 미술을 진행하고 있다. 누구든 본 원을 통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구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자 한다.
Q. 아트라인미술학원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아트라인미술학원은 강사의 개입이 필요한 유치부를 제외하면, 자기주도적 미술학습이 가능케 하는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수업이 끝나는 시점에서는 수강생이 스스로 그림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한다. 미술은 명확한 답이 없는 분야다. 학생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곧 답이 되고 길이 되는 분야이다. 미술은 주입식 교육으로 결코 완성될 수 없다. 스스로, 끝까지 작품을 완성할 수 있어야 나 혼자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학생들의 실기력은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Q.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그림을 그리려는 주체가 무엇을 원하는지 공감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라면 그리기를 좋아하는지 그중에서도 형태 그리기를 좋아하는지, 채색을 좋아하는지, 만들기를 좋아한다면 유연한 점토나 클레이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지, 체계적으로 뚝딱뚝딱 조립하는 걸 좋아하는지 파악하고 공감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가 스스로 그리고, 만들게 하는 평생 학습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주체적으로 그림을 완성하고 평생 학습까지 이어질 수 있는 커리큘럼이 아트라인미술학원의 철학이자 가치관이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학원에 처음 등원하는 아이들 중에는 무엇을 그려야 할지 당황하는 아이들이 있다. 혹은 그리고 싶은 대상이 있지만 정작 스케치북에는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럴 때 나는 아이가 못 그리겠다던 대상을 그리고 아이에게 묻는다.
“선생님은 이렇게 그려봤는데 네가 생각하는 모습은 어때?” 그러면 아이는 스스로 생각했던 것을 표현하기 위해 끼적인다. 이렇게 아이들은 생각을 표현하는 법을 배워가며 실기력을 키워갈 수 있다. 실기력이 점점 늘어가는 과정에서 선생님이 아이의 그림에 손을 대려고 하면 “선생님 제가 할게요”라며 스스로 그려나가는 순간을 맛보기도 한다.
수업을 하다 보면 간혹 ‘선생님 수업이 재미있어요’ ‘그림 그리는 게 좋아요’와 같은 마음을 담은 손 편지를 써주는 친구들이 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쓴 이러한 편지들은 ‘내가 제대로 수업을 하고 있구나’라는 반증 같아 감동이 된다. 가끔은 아이들의 마음에 눈물이 날 때도 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고,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소중하다.
아이가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추후에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건 그림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본원은 아이가 ‘난 잘 그릴 수 있어’라고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동기부여를 끊임없이 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어릴 적 교과서에서 배우던 미술 과목은 실기보다는 재미없는 이론이 주를 이뤘다. 현재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초등학교 미술 수업에서도 중요한 실기 수업(판화, 조각, 인쇄, 세부 묘사 등)은 실제로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어렵기 때문에 제대로 해보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 대부분이 작품에 대한 책임감과 참여도가 현저히 적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트라인미술학원에서는 누리과정집(유아, 유치부)과 초등미술 교과서, 고등학교 교과서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작가, 시대, 사례별로 분석해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커리큘럼을 통해 아이들은 학교에서 하는 미술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그 자신감은 큰 동기부여가 높은 참여도를 만들어준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아트라인미술학원의 커리큘럼이 더 많은 아이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2호점을 오픈하려고 한다. 아이들이 미술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지는 범위 내에서라면 직영점을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늘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되뇌는 말이 있다. ‘일희일비하지 말자’라는 말이다. 어떤 일에 종사하든 어렵고 힘든 일은 있다. 하지만 즐겁고 좋은 일 또한 있기 마련이다. 다만 희망을 잃지 않고, 전진해야만 그에 따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력하는 만큼 기쁜 일은 다가오는 것이므로 이 글을 보는 모든 독자들 또한 어떤 일이든 시작했다면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동 미술 교육자로서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주려면 어른으로서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아이와 눈높이를 맞춰 마주해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다.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그림을 잘 그리는지 그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무작정하는 주입식 교육으로 다가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너무 어린 아이로만 상대하지 말고 친구도 되어주고, 때론 가족 같은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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